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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역동적 삶에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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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역동적 삶에 매료

입력
200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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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모임 '바다를 그리는 사람들'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새벽 바다로 향하는 고깃배, 만선의 기쁨을 안고 돌아오는 뱃사람의 환한 미소, 어시장의 떠들썩한 경매, 그 옆에서 바쁘게 그물을 손질하는 아낙들.

투박하면서도 생동감있는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서울 주부 일곱명이 화폭에 담고있다.

'바다를 그리는 사람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바다를 주로 그리는 아마추어 화가들이다.

"처음엔 철 지난 바다의 쓸쓸한 모습을 그려보자는 낭만적 생각이 컸어요. 하지만 바다를 찾을 때마다 그곳 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에 더 매료됐어요."변춘희(卞春熙ㆍ42)씨가 들려주는 이유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바닷가를 찾는다. 남편,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내기가 어렵지만 대개 토요일 한밤중에 출발해 일요일 새벽에 닿는다. 잠은 대충 차 안에서 잔다. 영덕 포항 통영 벌교 소래 곰소 외포리 등을 다녔고 지난달 초에는 충남 보령시 무창포를 찾았다.

바닷가에서 이들은 사진을 찍고 기본 그림도 그린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공동 화실에서 그림을 완성한다.

말이 공동 화실이지 집에서 가져온 식탁과 길거리에 내버려둔 의자 등으로 꾸민 허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이들은 점심도 지어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친자매 같은 정을 나눈다.

이들이 만난 것은 1996년. 강동구의 한 문화센터 미술강좌에서 그림을 함께 배우다 아예 모임을 만들었다. 다들 학창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었다.

처음엔 이런 저런 그림을 다 그렸지만 바다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동안 그린 바다 그림은 모두 100여점. 이중에는 100호 크기의 대형 작품도 있다.

이들은 내년 봄 전시회을 열 계획이다. 또 며느리까지 둔 맏언니 유명숙(柳明淑ㆍ54)씨는 지금부터 회갑전을 준비중이다. 막내 엄순녀(嚴順女ㆍ37)씨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대형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것을 계기로 더 성의껏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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