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성적이 세계 2위와 5위로 상위권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과학의 경우 초등학교때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고, 수학도 성적 상승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력이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호감도는 최하위권으로 나타나 싫어하면서도 대학 입학 등을 위해 '억지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등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4년에 한 번 실시하는 1999년 기준 중학교 2학년(만 13세) 대상 수학ㆍ과학 성취도 분석 결과 한국은 수학 성취도에서 2위(587점), 과학은 5위(549점)를 차지했다. IEA가 95년 현 중2생인 초등학교 4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는 각각 3위와 4위이었으나 이번에 수학은 1단계 올라가고 과학은 1단계 떨어졌다.
이번 평가에서 수학 성적 1위는 싱가포르(590점), 3위는 올해 처음 참가한 대만(585점), 4위는 홍콩, 5위는 일본이었으며, 과학 1위는 대만(569점), 2위 싱가포르(568점), 3위 헝가리(552점), 4위는 일본(550점)이었다. 우리나라는 초등 4학년 성적이 580점으로 2위였다가 이번 중2 성적이 587점으로 7점 상승했으나 싱가포르(14점), 홍콩(25점), 일본(12점)보다 점수 상승폭은 적었다. 과학은 생물(11위)과 화학(9위)에서 약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영어 학력인증시험 채점해보니 평균점수 차이없어
쉬워진 수능시험의 여파로 고교생과 대학 신입생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고교 3년생의 영어실력이 2학년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고려대는 6월 초 전국의 초ㆍ중ㆍ고생 2만3,2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력인증시험 채점 결과, 고3과 고2생이 같은 시험문제로 치른 영어시험 성적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고려대에 따르면 고3 응시자 4,279명의 영어 평균득점은 70.03점(100점만점)으로 고2 응시자 4,874명의 평균득점 69.32점에 비해 불과 0.71점 높았다. 학교측은 "각각의 점수분포 표준편차 등을 고려할 경우 이 정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거의 무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 김성인(산업공학과) 입학관리실장은 "이는 고3이 되어도 학력향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뜻한다"며 "수학의 경우는 다른 문제를 출제해 비교가 곤란하지만 영어와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이어 "결과에 놀라 일선 고교 교사 등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교육부가 지필고사 등을 사실상 금지한 상태에서 수능시험을 단순한 자격시험으로 전환하는 내년부터는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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