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건설업체나 퇴출대상 업체들이 공사대금이나 채무를 아파트, 오피스텔 등 물건으로 대신 갚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시장에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수요자로선 싼 값에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지만, 주의할 점도 많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퇴출대상으로 발표된 우성건설은 일부 협력업체에 공사 대금 등의 명목으로 동작구 신대방동의 자사 소유 오피스텔 27실을 지급했다. 이 오피스텔이 바로 부동산 시장에 나오면서 시세가 분양가보다 500~1,000만원 정도 떨어진 8,000만~8,500만원에 형성됐다.
당장 현금 확보가 아쉬운 협력업체들이 싼 값에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 현재 이 오피스텔 급매물은 대부분 팔리고 2~3건 정도만 남아 있다고 업계관계자는 전했다.
동아건설도 퇴출 발표 전 일부 협력업체에 용인 구성 동아솔레시티와 서울 정릉동 동아아파트 잔여분을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K건설은 최근 한 협력업체가 이미 지급한 어음을 들고 와 강남구 도곡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 해약분과 맞바꿔 달라고 요구해 들어 주기도 했다.
건설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대물변제 부동산은 앞으로도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물변제로 받은 아파트들은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분류돼 각종 비용을 공제받지 못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조기에 현금화하기 위해 싼 값에 급매물로 내놓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부동산을 잘 고르면 짭짤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대표는 "우선 해당 부동산이 소유권 이전 등 권리행사에 하자가 있는 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사중인 건물의 경우 채권자들의 압류 등으로 인해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준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소유권 이전에 시간이 걸릴 뿐 소유권 자체에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월세 등 임대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매달 임대수익을 얻으면서 소유권은 나중에 정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권리관계가 복잡한 부동산은 임대보증금이 없거나 소액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