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김삼영씨론 정치인 직접상대 희박검찰이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씨의 구속을 계기로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본격수사에 착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씨 침묵의 의미는
검찰은 현재까지 진씨가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진씨가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진씨는 한스종금 외자유치나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사건에는 자신있게 반박 논리를 펼치는 반면, 정·관계 로비 얘기만 나오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런 진씨에게 "머리가 좋은 것 같다"는 칭찬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진씨의 침묵이 자신의 후견인들을 보호하고 출소후 재기를 위한 장기 포석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진씨는 자신이 로비대상자를 거명해 본들 뇌물공여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죄목이 늘어나는데다 업계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혀 새로운 출발에 장애가 될 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제3의 로비스트는 없나
검찰은 진씨에 대한 정공법보다는 로비스트로 활동했을만한 측근 인사를 추적하는 우회전술을 펴고 있다.
진씨 구명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씨와 검찰주사보 출신 브로커 김삼영씨가 대표적인 경우.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역할이 진씨사건 수사상황 확인과 사법처리 무마 부분에 한정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브로커 김씨가 흘리고 다는 '100억원 비자금 조성설'도 김씨가 항간의 소문을 취합한 것이며, 실제 이들을 통해 로비자금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해진 사실은 아직 확이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실제 로비 주체는 진씨나 두 김씨가 아니라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로비의혹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진행중임을 암시했다.
27살에 불과한 진씨가 정치인들을 상대로 직접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희박하고 두 김씨도 정치인들과 맞상대할 중량급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 로비범위는 어디까지
진씨의 사업반경이 상호신용금고, 종금사, 증권사에 걸쳐 있었다는 점에서 금융기관을 감독·감시하는 금감원이 1차 로비대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실제 진씨의 아세아종금 인수를 도운 한스종금 사장 신인철(구속)씨는 검사업무와 관련없는 김영재(구속) 부원장보에게 6,000여만원을 건넸다.
금감원 업무를 감독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금감원이 진씨의 불법적인 사업확장을 10여차례 적발했는데도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정무위의 비호가 있었을 것이란 설마저 나돌고 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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