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안 재제출을 고리로 한 한나라당의 대여 압박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당내 기류는 단순히 으름장을 놓는 수준이 아니라 반쯤 칼을 빼든 듯 하다.전날 정창화 총무가 탄핵안 재제출 의지를 밝힌 데 이어 5일 권철현 대변인도 이를 거듭 확인했다.
한나라당은 탄핵안 재제출이 '여전히 남는 장사'라고 보고 있다. 여론의 뒷받침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동방금고 등 권력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검찰 중립성 확보'라는 명제는 그 자체로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당 지도부의 일관된 인식이다.
실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어찌됐든 검찰의 사정 칼끝이 무뎌 진게 사실이고, 국회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당 일각에서는 표결까지만 이어지면 통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으로 탄핵안 재제출 의지는 김대중 대통령을 압박하는 수단도 된다. 정창화 총무가 "국정 쇄신책의 일환으로 검찰 수뇌부에 대한 교체가 이뤄진다면 탄핵안 제출 방침을 철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
탄핵안 표결을 전후해 당의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또한 한나라당 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이득이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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