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판결기관투자가들의 주가조작으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에 대한 첫 민사배상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 12부(오세빈 부장판사)는 5일 "대한방직의 주가를 조작하는 바람에 손해를 봤다"며 대한방직 소액주주 유모씨 등 21명이 주가조작 가담 직원 소속사인 L화재해상보험과 J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억1,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동안 주가조작으로 인한 손해배상 액수는 피해액을 측정하기 어려워 산출하지 못했으나, 이번 판결은 주가조작으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를 '피해자의 매수 가격과 시세조종 행위가 없었을 경우 형성됐을 가격의 차액'이라고 적시, 향후 유사한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판부는 "피고들 회사 직원들이 1997년 1월부터 11월까지 시세상승 유도주문 및 허수주문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들은 원고가 주식을 매입했을 당시 가격과 시세조종 행위가 없었을 경우 형성됐을 가격과의 차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유씨 등은 97년 11월께 대한방직 주식을 주당 14만원대에 샀다가 주가조작 이후 폭락한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아 13억여원의 손해를 보게 되자 소송을 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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