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판도변화 어떻게5일 제 2단계 은행구조조정 추진 세부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내년 이후 국내 은행권 판도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우선 한빛 평화 광주 제주 경남등 5개 공적자금 수혈대상 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우량은행 자회사 또는 지주회사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국민 주택 신한등 대형 우량은행중에서 '빅 브라더(Big Brother)'를 찾는다면 그 자회사로 편입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 우산 밑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금융권에선 현재 '우량+부실' 커플로 일본과 관계가 깊은 '신한+제주'의 개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금융지주회사 설립준비 사무국을 발족시킨 뒤, 짝을 찾지 못한 부실은행들과 하나로 종금사(한국+한스+중앙+영남)에 공적자금을 투입, 늦어도 내년 3월말이전에는 이들을 묶는 지주회사를 공식 발족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중 금융지주회사 구조에 기능별 재편용역을 의뢰, 내년 10월1일에는 ▦도매(기업금융)전문은행 자회사 ▦소매(개인금융)전문은행 자회사 ▦투자은행 자회사 형태로 발족시킨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지주회사로 편입될 부실은행들은 내년 9월말까지만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며 이후엔 전혀 다른 기능과 외형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한빛은행은 도매전문은행으로, 지방은행들은 소매전문은행으로 변신하게 될 전망이며, 종금사는 투자은행으로 전환되거나 도매전문은행쪽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부실은행의 지주회사 편입 및 기능별 재편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년 하반기이후 국내 은행권판도는 대체로 5,6개 은행군(群)이 '군웅할거'하는 양상이 된다.
우선 주택,국민,신한,하나+한미 등 대형 우량시중은행들이 지방부실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리딩뱅크군'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뱅크' 탄생을 위한 이들 리딩뱅크들의 짝짓기 가능성도 관전포인트다.
두번째 그룹은 우량상태는 아니지만 대형은행들인 조흥ㆍ외환ㆍ서울ㆍ제일은행. 경영정상화 성패에 따라 리딩뱅크군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도, 반대로 리딩뱅크들의 공격대상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세번째 그룹은 지주회사 산하의 도매ㆍ소매전문은행들이고, 산업ㆍ기업은행 같은 특수은행이 네번째 그룹에 해당한다. 다섯번째 그룹은 군소 지방은행들로 활로모색을 위해 지주회사의 소매전문은행과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씨티, HSBC등 외국계은행들도 독자군을 형성하며 리딩뱅크들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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