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주가는 집권 초기 1년 6개월만 반짝했다가 2년 후부터 본격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교보증권은 5일 '2001년 증시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5년 주기의 정치순환형 흐름을 보인다며 이처럼 분석했다.
과거 노태우정부, 김영삼정부에서 종합지수는 집권 후 1.5년간 상승한 후 3.5년간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
앞의 두 정권의 취임일자 당시를 100으로 했을 때 주가는 1년 6개월간 160~140% 상승했고, 현 정권은 180% 올랐다. 그러나 이후 증시는 잠시 횡보하다 집권 2년 뒤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통상 집권 초기의 개혁정책들이 후유증을 나타내는 집권 하반기 효과로 해석됐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다른 원인중 하나는 반도체경기 사이클과 관련이 있다"며 "2000년 삼성전자의 주가 정점 형성은 지난 95년 정점 형성 양상과 많이 닮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 정권의 퇴임한 날 과 취임한 날의 주가를 비교할 때 노태우 정부의 경우 약 10% 높았고, 김영삼 정부는 20% 가량 낮았다. 현 정부는 환란의 특수성이 있지만, 이미 취임주가 530선이 무너져 있다.
김 이사는 "아주 좋게 보아도 내년 증시는 1분기까지 하락세가 계속되고 지수는 400~700선 사이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 경기의 연착륙 여부가 하락압력의 크기를 좌우할 변수이며 나스닥은 아직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를 넘을 만큼 고평가 돼 있어 1,8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은 미국 신경제 사이클에 의해 경기가 급강하 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서 투자 유망종목을 넣지 않은 김 이사는 " 튼튼한 재무구조를 지닌 중소형 우량주만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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