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지나다 보면 광화문과 남대문의 방향이 약간 다르고 정남향이 아닌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 지 궁금합니다. /배경환ㆍ서울 서초구 서초2동☞ 광화문은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의 정문이고 남대문은 서울 도성의 정문입니다. 문화재청 문영빈 문화재전문위원은 "두 문 다 정남향은 아니다"라며 "당시 지형과 풍수상의 목표물을 따라 궁궐문의 방향을 정하나 어느 정도로, 왜 그렇게 정했는지 기록이 없다"며 "정남향이 아닌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남대문이 정남향이 되려면 남산을 향해야 하지만 실제 위치는 평지를 바라보는 방향(서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다는 며 이런 지형이 이유가 아니었을까라는 설명입니다. 독자께서 지적하신 대로 광화문과 남대문 모두 약간 서쪽으로 기울어진 남향이나 이 또한 각도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는 방법은 '궁궐제도'라 하여 중국 고대 궁궐을 짓는 법식인 하늘의 별자리를 본뜬 오성좌 배치입니다.
장방형의 반듯한 모양이 원칙이나 언덕과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상 경복궁만 이를 따르고 창덕궁 등 다른 궁궐들은 지형에 따라 다양한 모양입니다. 따라서 문의 방향도 동서남북 정방향이 아닌 경우가 많겠지요.
원래 광화문은 서쪽으로 기울어진 남향인 경복궁의 중심축에 일치되게 건설돼 주건물인 근정전 사정전 강년전 교태전의 중심축과 같습니다.
그런데 일제가 근정전 앞에 조선총독부를 지으면서 원래 있던 광화문을 헐고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 북쪽으로 옮겨서 다시 지었는데 이 문은 지금 남아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1968년 원래 자리에 광화문을 복원했으나 남아있던 조선총독부의 위치에 맞추어 건설하다보니 원래 축보다 동쪽으로 3.5도 기울어져 지어졌습니다.
서울시립박물관 홍순민 전시기획과장은 "원래 광화문은 동십자각과 지금은 없는 서십자각을 잇는 선에 있었으므로 현재 위치보다 훨씬 앞쪽으로 나온 도로 중간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일제가 광화문을 헐고 우리 정부가 이를 다시 복원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각도와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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