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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부시측 "상황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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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부시측 "상황은 끝났다"

입력
2000.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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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도 "고어, KO당하기전 링에서 내려올때"4일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에게 최악의 날이었다.

연방 대법원이 선거결과 인증시한을 연장한 플로리다 대법원의 결정을 파기한데 이어 플로리다주 리언카운티 순회법원이 수작업 재검표 소송을 기각하는 등 설상가상의 판결이 연달아 나왔다.

법정소송을 통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역전승을 노리던 고어 후보측은 이날의 잇단 패배로 지난 달 7일 대통령 선거 이후 4주만에 '플리다의 링'에서 '그로기상태'에 빠져버린 셈이다.

이날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고어 후보측의 고위 법률보좌관인 론 클라인의 주장대로 부시 후보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방 대법원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주 대법원으로 환송하면서 '추가심리'를 명령함으로써 결정적으로 부시 후보의 손만을 들어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와 팜 비치 카운티의 1만4,000여 논란표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촉구한 소송마저 기각당한 것은 이제 고어 후보가 취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사라졌음을 재확인 해준 것이다.

궁지에 처한 고어측은 일단 '최후의 보루'인 주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는 등 일말의 희망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고어측은 또 민주당원들이 세미놀 카운티 등의 부재자투표 1만 5,000여표가 불법적으로 유효 처리됐다며 제기한 판결에도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3분의 2가 부시 후보의 지지표로 추정되는 이 표들이 무효 처리될 경우 고어측은 일거에 부시후보를 앞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송전이 전세 역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는 민주당내에서조차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와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고어부통령의 '긴급지원요청'에 따라 고어측의 추가소송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일단 내놓긴 했으나 향후 대책을 협의하기위해 5일 상원 간부회의를 소집해놓았다.

익명을 전제로 한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제 포기할 때가 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리언 파네타 전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막판에 몰리는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고어 후보측과는 달리 부시 후보측은 이날 플로리다주의 별명인 '선샤인 스테이트'처럼 화색이 만연했다. 부시측의 플로리다 사태 총괄팀장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상황은 끝났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부시 후보도 "연방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고어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패배시인을 촉구할 준비는 돼있지 않다"며 짐짓 여유를 내비쳤다.

고어 후보는 언론접촉을 피한 채 향후대책에 골몰중이다. 언론들과 선거 전문가들은 고어후보가 이제 '명예로운 패배'를 시인해야 할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여론분석가인 조프 가린은 "고어측이 기댈 것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뿐이지만 선거인단 선출 마감기한인 12일까지 1주일밖에 남아있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결국 시간과의 싸움 때문에 희망이 없다"며 "'KO'를 당하기 전에 링에서 내려올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고어 후보측의 분위기로 보아 주 대법원의 판결이전에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러나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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