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통치 시스템 바꿔야 당외인사는 추천할수도"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거국 내각의 전제 조건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탈당과 국정운영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총재는 5일 "거국내각은 대통령이 주변 측근 가신들로 내각을 꾸미지 않고, 넓게 많은 인재를 모으는 면에서 좋다고 본다"고 전제, "그러나 현재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야당이 장관 자리 몇 개 받고 내각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대통령제에 맞지도 않는다"고 못박았다.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면 좋은 인재를 추천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이 민주당 당적을 가진 채 여당 총재로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면 거국내각은 어차피 불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1인 통치 등 현재의 국정운영 시스템이 바뀌어야만 초당적 거국내각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 대변인은 "나라를 확실히 바꿔 내겠다는 여권의 자세변화가 있어야 거국내각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언설과 권 대변인의 주석은 "내각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직설을 피하기 위한 에두른 표현이다.
대통령의 당적포기와 국정운영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는 어차피 여권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사항이고, 현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참여해 봐야 책임공유 등 실(失)이 더 많다는 것은 '저학년' 산수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걷어차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그만큼 부담도 따른다.
"거국내각이 아니라 단순히 좋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대통령이 부탁한다면 그것마저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럴 경우 당외 인사를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권 대변인의 사족도 같은 맥락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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