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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신발로 세계시장 뚫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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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신발로 세계시장 뚫었죠"

입력
200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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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신발전문 '터널…'社 박영설사장"1980년대 중반 '신발은 이제 끝'이라며 모두가 떠날 때 저는 시작했습니다."

부산의 한 중소신발업체가 나이키, 리복 등 세계적 브랜드 신발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허신발 전문회사인 '터널 코퍼레이션사'의 박영설(48) 사장이 주인공이다.

터널화는 신발 밑창에 4~5개의 터널을 뚫어 보행충격 흡수는 물론 지열 차단효과를 얻도록 고안한 조깅화.

1990년에 '터널공법'을 개발, 미국에서 특허를 얻는 데 꼬박 7년이 걸렸다. 97년 미국의 공인연구기관인 아텍테스팅연구소는 터널화에 대해 '기존의 최고급 충격흡수용 신발보다 13배나 높은 효과가 있다'고 인증했고, 이어 박 사장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54개국에서 기술 및 제조 공법 특허을 획득했다.

지난해부터 선진국시장을 노크하기 시작한 터널화는 현재 일본과 미국, EU 등지서 나이키 등 메이커의 조깅화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일본 1만5,000엔)에 팔리고 있고 내년 미국시장에 1,000만달러 어치의 수출계약 성과를 올렸다.

터널 코퍼레이션측은 본격적인 해외 판촉을 위해 지난달 말 미국의 '빅스타사' 등 5개국 유명 통상 체인업체들과 글로벌마케팅 제휴 조인식을 갖기도 했다.

산업자원부는 터널화로 향후 5년동안 약 10억달러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사장의 '신발 신화'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뒷굽없는 운동화'로 시작됐다.

"정전으로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된 한 고층아파트 계단을 걸어 오르다가 '운동화에 뒷굽을 없애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뒷굽 없는 운동화는 산책도 등산과 같은 운동효과를 주고, 발끝에 힘을 줌으로써 체형보전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3년 뒤인 90년 제품화에 성공한 뒷굽없는 운동화는 28개국에서 특허를 얻었고, 일본 언론에 소개된 것이 계기가 돼 교황 요한바오로 2세에게 선물되기도 했다. 최근 10년 동안 뒷굽없는 운동화는 약 100만켤레(약 3,000만달러어치)가 수출됐다.

박 사장은 터널 운동화 개발을 위해 뒷굽없는 운동화로 번 돈 거의 전부를 쏟아부었다. 그는 "바닥 고무창 몰딩을 한 차례 하는 데에만 500만~600만원이 드는데 그런 몰딩을 60여개나 망치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정부의 한 공직자가 '제품 개발, 해외특허 획득과정에서 왜 산업지원자금을 신청하지 않았느냐'고 묻더군요.

그 돈 받는 데 필요한 서류나 까다로운 절차는 고사하고, 그 당시 사양산업에 기술개발 예산을 달라고 하면 주기나 했겠습니까"고 뼈있는 말을 던진 그는 서울 '아스텍 슈즈'사를 판매 파트너로 선정, 내년부터 국내 대리점 모집에 나서 내수시장에서도 유명 제품과 자웅을 겨룰 계획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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