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출신 김재환씨'구명' 비선조직 직접지휘 국정원·검찰에 상황타진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씨의 정ㆍ관계 로비의혹을 풀기위한 검찰의 행보가 새 국면을 맞고있다. 진씨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 검찰은 진씨가 출두한 직후 로비의 열쇠를 쥔 것으로 알려진 진씨 측근들을 긴급 체포, 로비 부분에 대한 수사에 돌입한 형국이다.
검찰이 진씨 측근들중 주목하는 인물은 진씨로부터 12억여원을 받고 구명로비를 담당한 혐의로 4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55)씨.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국정원 간부 출신으로 같은 고향 출신인 진씨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지난해 7월 회장으로 영입됐다.
당시는 진씨가 한스종금 외자유치 무산건으로 금융감독원의 추적을 받고있던 시점으로, 김씨는 영입후 진씨의 사법처리를 막기위해 국정원과 검찰에 수사상황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의 드러난 이력보다는 김씨가 구명운동 과정에서 맡았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김씨는 MCI코리아 회장 직함으로 진씨를 위해 정ㆍ관계 인사들을 접촉하면서 한편으로는 진씨구명을 위한 비선조직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선조직의 실무진이 바로 김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검찰주사보 출신의 법조브로커 김삼영(42)씨. 검찰은 김씨가 진씨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드러난 12억외에 수십억원을 받아 차명계좌 등지에 분산예치한 뒤 관리해온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추궁중이다.
검찰의 관심은 이 돈의 성격과 사용처이다. 3일 진씨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진씨가 사건 축소ㆍ은폐를 위해 거액을 썼다'고 적시한 것처럼 검찰은 진씨가 조성한 비자금으로 두 김씨가 금융기관의 업무와 관련된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브로커 김씨가 변호사 선임활동을 벌이면서 진씨의 비자금 규모가 수백억원대라며 이와 관련된 정ㆍ관계인사의 명단을 흘리고 다녔다'는 첩보를 입수, 진위 여부를 파악중이다.
진씨에 대한 검찰의 추적이 시작된 지난 9월 브로커 김씨를 접촉했던 정치권 인사는 "진씨를 만나기 위해 MCI코리아측에 전화를 걸었더니 진씨 대리인으로 김씨가 나왔다"며 "김씨는 당시 검찰수사상황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대화도중 수사기관으로부터 전화도 걸려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와 브로커 김씨가 업무상 철저한 상하관계였다는 점을 중시, 로비여부에 대한 브로커 김씨의 적극적인 언행이 진씨와 김씨를 통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 법조브로커 김삼영씨
진씨로부터 수십억 받아 "여야에 로비했다" 진술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55)씨와 함께 진승현(27)씨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전 검찰 주사보 출신 법조브로커 김삼영(42)씨이다. 김씨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진씨 구명로비를 했다"고 주장, 진씨와 정ㆍ관계 인사간 연결고리로 주목받아왔다.
김씨는 1984년 검찰 주사보로 임용된 뒤 91년 서울지검 공안부 근무를 끝으로 퇴직했으며, 퇴직후 한동안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으로 일했다. 현재 그의 공식직함은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D사 대표.
김씨는 지난 8월 함께 일한 적이 있는 김씨로부터 "진씨 사건에 대해 법률적 도움을 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진씨의 경제력을 노리고 단돈 1,000만원에 '사건해결'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수사검사와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물색해 주고 옛 동료를 통해 진씨의 선처를 부탁하는가 하면 검찰에서 진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사람에게 "당장 검찰에 재출두해 진술을 번복하라"고 요구하는 등 진씨 구명에 전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초점은 김씨가 이 과정에서 정ㆍ관계 인사를 상대로 진씨 구명로비를 했느냐의 여부. 실제 모 의원 비서관은 "김씨가 진씨 대리인 행세를 했다"며 로비설을 뒷받침했고, 최근에는 김씨가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에게 '로비리스트'를 제시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
검찰은 김씨의 로비 리스트 보유설은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김씨가 로비 의혹의 중요열쇠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다만 "김씨를 알지 못한다"는 진씨의 주장으로 미뤄 김 회장이 김씨를 전면에 내세운 뒤 배후에서 로비를 주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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