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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美 연방大法도 갈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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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美 연방大法도 갈라지나

입력
200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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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재검표와 관련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간의 법정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결과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9명의 연방대법원 판사들 전원은 2일 휴무인데도 출근해 민주ㆍ공화 양당 변호인들의 주장을 검토하는 등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심사숙고에 들어갔다.언론들과 법률 전문가들도 심리 당시 판사들의 질문 내용과 과거 판결성향 등을 분석해가며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언론들은 일단 이번 사안이 지니는 정치적 파장과 미묘함 때문에 만장일치의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처드 래저러스 조지타운대 로스쿨 교수는 "과거 대법원은 중요 판결 때 마다 국민여론의 분열을 방지하기위해 만장일치 판결을 내곤 했으나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판사들의 성향이 크게 엇갈리는 점도 이 같은 예측에 무게를 더해주는 요인이다.

대법관들중 8명은 1일 심리에서 부시 후보측 변호인과 고어 후보측 변호인들을 상대로 날카로운 심문을 펼쳤는데 질문 내용은 거의 정확히 판사들의 성향을 내비친 것으로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학자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을 포함한 보수파 3명과 샌드라 오코너 등 중도파 1명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주 법률이 정한 개표결과 보고시한을 연장,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최종 집계에 포함시키도록 한 것은 선거일인 지난달 7일 이후 규칙을 변경함으로써 헌법과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퍼부어 부시측 주장에 동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루스 긴스버그 등 4명의 대법관은 "연방 대법원은 그동안 주법을 기초로 한 주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만 한다고 해왔는데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비난받아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유일한 흑인으로 일체 질문을 하지 않았던 클러런스 토마스 판사는 보수파의 견해에 동조했던 전례로 미루어 자신을 임명했던 공화당측에 기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부시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반대 견해도 만만찮다.

빅터 윌리엄스 가톨릭대 교수는 "앤서니 케네디와 데이비드 수터 대법관 등이 플로리다 선거시비를 연방법원이 심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고 긴스버그 대법관은 주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점으로 볼 때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주선거법 해석 권한을 유지시키기 위해 부시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CNN의 정치분석가 윌리엄 슈나이더도 "어느 한편에 완승을 안겨줄 판결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며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되 12월 12일까지 재검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플로리다주 의회가 선거인단 선출권을 갖는다는 식으로 무승부에 가까운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방 대법원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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