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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마저 부진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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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마저 부진하다니

입력
200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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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심상치 않다. 지난 11월 수출증가율은 6.5%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10억 달러 대를 유지하던 무역흑자도 9억 달러로 줄었다. 이 같은 수출증가율은 올해 1~10월 평균 증가율의 26% 수준으로 격감한 것이다.통상 연말에는 '밀어내기 수출'등으로 수출증가율이 높아지는 것이 관행인데도 올해는 오히려 수출이 크게 감소해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금은 김대중 대통령도 "대통령으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수출만은 꾸준한 성장세로 우리경제를 떠 받쳐왔다. 그런 수출마저 부진상을 보인다니 우리 경제 회복이 더욱 더디지 않을까 우려된다.

11월 중 수출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철강 자동차 컴퓨터 석유화학제품 등이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출부진 이유가 이들 제품의 경쟁력 저하 탓이 아니어서 내년 수요가 증가하면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 편중되어 있는 수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없으면 이 같은 출렁거림은 반복되기 마련이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일본과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이 3.6%와 2.6% 감소세로 돌아섰고, 아세안 지역은 0.8% 증가에 그쳤다. 특히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는 11월말 103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대일 적자액 83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어서 내년 전망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수출 대책이 시급하게 됐다.

올해 1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목표는 달성한다 하더라도 내년 전망은 불투명하다.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반도체 가격 하락, 고유가 움직임, 환율 불안 등 수출 여건이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수출입 신용장 동향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내수가 극히 부진한 상태에서 돌파구는 수출밖에 없다. 정부는 수출이 급격히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시기상조라며 외부 상황의 개선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수출 진흥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세계 경기가 나쁘고 경쟁이 치열해도 틈새 시장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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