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 IMF서울사무소장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지속적 구조조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자만과 환상은 물론 지나친 초조감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구조개혁과 고용안정 사이에서 우왕자왕해온 정책당국자들이 곱씹어볼 말이다. 정부가 일의 순서를 가리면서 원칙을 지키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자신감은 커녕 좌절감과 분노, 절망만이 거리를 메우게 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8일 출국하지만, 한국전력 노조의 파업, 은행노조의 고용보장 요구, 민노총ㆍ한노총의 대규모 집회 등 노동계의 동계투쟁 등으로 금주 내내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할 것 같다.
다행히 공적자금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금융ㆍ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이에 따른 증시의 유동성도 확대될 여건이 마련된 것은 위안이다.
또 미국 대선 향방이 주초 연방대법원 판결로 가닥잡히면 나스닥을 원망해온 투자자들의 심리도 다소 안정을 찾을 것이다. 또 미국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로 인플레이션 기조를 유지해온 FRB의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생산 소비 투자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수출마저 뚜렷한 둔화조짐을 보이는데다 대우자동차 문제 등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여서 전반적 시장 분위기는 스산하다.
이럴수록 자신감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할 정부가 60년대 장발단속하듯 유언비어를 단속하겠다고 칼을 빼들고, 집권당 의원은 '야당의원 박살'운운하며 시대를 거꾸로 가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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