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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례할머니 '납북 동진호' 아들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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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례할머니 '납북 동진호' 아들 상봉

입력
200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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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울기만 하느라 정작 다른 납북자들이 어찌들 지내는지 못 물어본 게 너무나 아쉽습니다."이번 2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13년전 납북된 아들 강희근(49·당시 동진 27호 갑판장)씨를 만난 김삼례(金三禮·73·인천 강화군 교동면) 할머니는 3일에도 평양에서의 지난 3일간을 수없이 되새기며 감격과 안타까움으로 웃고 또 울었다.

"어머니!" "내 아들아, 이게 웬일이냐. 너를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도 어머니를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 이제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나 봅니다."

지난달 30일 평양 고려호텔 집단 상봉장에서의 첫 만남. 끌어안고 정신없이 울다가 아들이 새로 얻은 며느리(김용화)와 손자 현민(13)이를 소개했다. 손자는 3살 때 아버지를 잃은 남쪽의 손자 현문(16)이와 너무도 닮았다. 이들 셋이 큰 절을 할 때 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곧 북한기자 20여명이 몰려들어 아들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아들은 "동진호 갑판장으로 일하다 공화국(북한)에 들어왔다. 무상으로 공부하고 무상으로 치료받는 이 곳에 영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들은 특히 "납치됐다는 건 날조"라며 "우리는 38선을 넘어 (북한)경비정에 단속됐다"며 "좋은 데 살려고 눌러 앉은 것이고, 두 달 전에는 (노동)당원이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둘째 날 공동오찬 때는 칠순상이 차려졌다. 아들은 술을 올리면서 "통일되는 날 진갑상(팔순 생일상을 잘못 말한 듯)을 꼭 모시겠다"고 말했다. 아들이 남쪽 아이들을 걱정하길래 "남쪽 일은 다 잊어라. 아무 문제없다"고 달래 주었다.

아들은 또 "장군님 덕분에 잘 살고 있다"고 했고, 북한 기자가 내게도 "장군님, 고마우시죠?"라고 물어와 "아 장군님, 그렇게 기똥찬 양반은 처음 봤다"고 말해주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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