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북측 방문단의 공항행 버스안에서 50년전 헤어진 부부간의 극적인 휴대폰 상봉이 이뤄졌다. 북에서 형과 여동생을 만나러 온 김히락(69)씨는 이날 아침 전쟁 때 헤어진 전부인 허모(71ㆍ64년 재가)씨의 전화번호를 뒤늦게 알고, 한적 직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여보, 나요!" 50년만에 아내를 부르는 김씨나 원망어린 목소리로 대답하는 허씨나 모두 목이 메었다. 허씨는 14년 기다림 끝에 재가, 3형제를 두었으나 얼마전 남쪽의 남편과 사별한 상태.
"상봉신청때 왜 나를 먼저 찾지 않았소. 그랬으면 얼굴이나마 봤을 걸. 얼마나 고생하며 당신을 기다렸었는데.." "미안하오. 당신이 재가했을 것 같아 신청을 못했소.
지금이라도 공항으로 나와 주오. 곱던 당신 얼굴을 죽기 전에 꼭 보고싶소.".
그러나 허씨는 "언론에 얼굴이 나가면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들에게 충격을 줄 지 모른다. 다음에 오면 만나 잔치를 열어 주겠다"고 고사했다.
결국 김씨는 비통한 어조로 "죽기전에 꼭 다시 만나자"며 전화를 끊고는 "상봉을 불과 닷새 앞두고 형님이 세상을 뜨더니 아내마저 못보고 떠난다"며 떠날 때까지 회한의 눈물을 내내 그치지 못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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