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걸쳐 파업을 유보했던 한국전력 노조가 4일로 예정된 파업을 철회함에 따라 사상 초유의 전력공급 중단사태를 면하게 됐다.한전 노사 양측은 3일 오후 4시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에서 3차 특별조정회의를 열어 막판에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노사 양측은 이날 밤 10시30분께 발전 자회사의 경영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전력수당 10% 추가인상, 봉급 15% 인상 및 성과급 120% 지급 등 8개항에 합의했다는 소식의 흘러나와 협상이 타결되는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노조측이 사전에 합의내용이 흘러나간 것을 알고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중노위에서 전원 철수, 서울 삼성동 한전본사로 돌아가 분위기가 다시 험악해졌다.
이날 낮부터 한전 본사 등에 집결해 경찰과 대치해있던 노조원 4,000여명도 집행부에 파업돌입을 강력하게 주문, 사상초유의 정전사태가 불가피하게 보였다. 그러나 밤 11시20분께 다시 협상장으로 복귀한 노조 집행부는 머리를 맞대고 다시 협상을 벌여 4일 오전 8시로 내려졌던 파업돌입명령을 철회했다.
그러나 일부 노조원들은 집행부의 파업철회에 강력반발, 한전 본사에서 철수하지 않고 농성을 벌여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전 노조의 파업철회로 올해 노동계의 동투(冬鬪)도 사실상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한전 파업을 분수령으로 5일 시한부 파업을 통해 정부의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이었으나 최대 동력(動力)인 한전노조가 빠짐에 따라 투쟁수위 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독자노조 승인'을 요구하며 7일 오전 6시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과 8일로 예정된 도시철도공사 노조도 힘이 빠져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해 노동계 최대 관심사의 하나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열릴 임시국회에나 상정될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는 당분간 '일단 두고 보자'는 식의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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