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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이산상봉 / 화가형-시인동생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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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이산상봉 / 화가형-시인동생 만나

입력
200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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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너와 밤새 놀러 다닌 꿈을 꿨단다." 1일 평양 고려호텔 1704호에서 서양화가 김 한(金 漢ㆍ73)씨는 북에서 유명한 시인이 된 동생 김 철(67)씨의 손을 덥석 잡고 전날 첫 상봉의 감회를 되새겼다.형 김씨는 "어려서 나는 그림 공부를 많이 하고 동생은 글 재주가 있었는데 동생이 시인이 됐다고 하니 그 방면으로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며 선물 보따리에서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꺼내 건넸다. 어머니가 아이를 업고 있는 그림을 한동안 바라보던 시인 동생도 1993년 10월 북측 작가 20명과 김일성 주석이 함께 찍은 기념 사진을 꺼내 "형님에게 보여주고 싶어 가져왔다"며 자랑했다.

김 철씨의 아들 석씨도 "아버지는 1992년 4월 '어머니'라는 시로 시인으로서는 최고 영예인 김일성상을 수상했다"며 상장과 훈장을 큰 아버지에게 보여주었다.

"참 큰 일을 했다"며 동생을 한껏 치켜세운 형은 종이와 수첩, 필기구 등 선물을 주면서 "앞으로도 좋은 시 많이 쓰라"고 격려했다. 동생도 그림 7점과 도자기 3점을 건네면서 "6년 전 살아계신 줄 알고 꿈이나 생시나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소원을 풀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 형제는 1994년 재미교포 도움으로 생사를 확인한 뒤 동생의 시에 형이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문예지상을 통해 상봉, 화제를 모았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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