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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즈이 "좋은감독과 일하고 싶어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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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즈이 "좋은감독과 일하고 싶어 출연"

입력
2000.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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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무사' 출연 중국배우 장즈이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장즈이(章子怡)는 웃었다. '무사'(감독 김성수) 촬영현장인 중국 랴오닝 싱청 바닷가에 지은 토성안에서 그는 2시간을 말위에 앉아있으면서도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감독은 명(明)의 부용공주인 그가 고려무사곁을 떠나는 짧은 장면에 무려 7번의 "팅(정지,NG)"를 외쳤다.

초겨울 바람은 차고, 타고 있는 말까지 가만히 있지않았다. 벌써 넉달째 강행군이다. 문제는 감정표현이었다. 'OK'사인이 났지만 장즈이는 한 번 더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감독앞에서 연습을 해보였다. "네가 좋으면 더해"라는 말뒤에 이어진 8번재 촬영감독의 기분은 "하오(好)".

카메라 앞에서 장즈이는 '와호장룡'의 용이었고, 촬영 중간 화톳불 가에서 쉴때 , 자신의 연기을 모니터로 관찰하여 쑥스러워 할때의 장즈이는 데뷔작' 집으로 가는길'의 자오디였다. 그가 맡은 부용공주의 명 태조 주원장의 막내딸로 원의 군사에게 납치됐다.

고려사신인 여솔(정우성)과 최정(주진모)에 의해 구출되고 그들과 삼각관계에 놓이는 인물이다. 개봉을 기다리는 서극 감독의 '촉산정전'까지 겨우 4번째 영화출연이다.

-이중 가장 마음에 드는 케릭터는 ?

"지금까지 모든 역할이 좋다. '집으로 가는길'은 학생 때 첫 연기여서 너무 긴장했고, '와호장룡'은 감독(리안)이 원하는 역할에 맞추느라 스트레스가 많았다. '무사'에서는 나 스스로 부용공주가 된다고 생각하며 연기하게 된다."

-김성수 감독과 작업을 하면서 느낀점과 중국 감독의 차이는?

"소문처럼 엄하다. 그러나 세밀하다. 미리 다짜놓기보다 배우가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을 잘 살려준다. 배우에게 고마은 일이다."

-한국 영화인 '무사'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

"감독 때문이었다. 지난해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한국영화제가 열렸는데 폐막작이 '태양은 없다'였다. 보지는 못했지만 폐막작으로 상영될 정도면 좋은 감독이라 생각했다.

배우는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좋은 감독과 일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성기 정우성 주진모 같은 좋은 배우들이 기꺼이 선택한 작픔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무사'는 외국 영화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 -한국 배우들에 대한 느낌은?

"배우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인간됨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배우들은 자기일이 끝나도 남아서 다른 배우의 연기을 지켜보고 같이 돌아간다. 안성기씨가 왜 '아버지'로 불리는지 알게됐다.배우끼리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다."

그를 두고 주진모는 "몸살을 앓으면서도 중국어 대사가 많아서 NG를 자주내는 나를 격려해주는 것을 보고 프로 의식을 느꼈다"고 했고, 정우성은 "21세의 나이에도 탄탄한 교육으로 안정된 연기를 하는 장즈이 같은 여배우가 한국에도 많았으면 좋겠다고"고 했다.

이들이 칭찬에 보답이라도 하듯 장즈이는 다음 작품 출연 계획을 묻자 "김성수 감독이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다"고 재치있게 대답했다.

제의만 들어 온다면 새로운 생각을 갖고 있는 중국의 6세대 감독들과 작업할 뜻도 있음을 비쳤다.

明서 첩자로 몰려 귀양고려 사신들의 고행기

■'무사는 어떤 영화

'무사는 무협물이 아니다. '무사의'무사들은 하늘을 날고 바람을 가르는 검객들이 아니다. 그들은 원, 명 교체기인 1375년 명으로 갔다가 첩자로 오인받아 귀양가던 고려 사신들이다. 노비에서 부사까지, 9명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중국 대륙을 종단한다.

죽음보다 혹독한 상황에 그들은 피폐해 지고, 공포를 이겨내려 야수 처럼 칼과 창을 휘두른다. 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이해나 사랑이 가능할까.'무사'는 원군에게 납치됐다.

구출된 부용공주의 존재와 구로 인한 그들의 변화와 갈등을 통해 그 해답을 찾는다. 이민족에게 자신의 가족을 투영시키며 대가없이 생명을 바친 600여년전 역사속의 미미한 존재인 그들이야말로 '무사'라고 이야기 한다.

제작비 52억원, 4개월 동안 3억원을 들여 지은 싱청의 토성세트,제작 준비기간2년, 5개월의 촬영기간, 3,000여 쇼트(장면)등 '무사'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록을 낳고 있다. 현재80%의 쵤영을 했고 내년 1월부터 4개월의 후반작업을 거쳐 5월에 개봉한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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