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재검표와 관련해 꼬리를 무는 법정싸움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민주당의 앨 고어 고어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이 최후의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뒤집기를 노리고 있는 고어 후보측은 12월 12일로 예정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확정마감시간과 대권다툼의 조기종료를 촉구하는 여론을 의식, 속전속결로 법정싸움이 매듭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어 후보측은 또 연방 대법원의 판결보다 플로리다 주차원의 법정승부가 대세를 가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연방 대법원의 판결도 고어 후보측에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연방 대법원이 부시 후보측의 상고를 수용, 수작업 재검표의 최종 집계 포함 불가 등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을 파기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수작업 재검표를 통한 역전극에 대한 모든 희망은 사라진다.
그러나 과거 연방 대법원의 판례와 현재 대법관 성향으로 보아 어느 한편의 '일방적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스탠퍼드대 파멜라 칼란 교수는 "연방 대법원이 무승부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뉴스위크 최신호(12월 3일자)는 "9명의 대법관중 7명은 공화당, 2명은 민주당 지명자이지만 연방과 주의 권리에 대한 판결성향으로 보아 보수파 3명, 진보파 4명, 중도파 2명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공화당 지명자들이 주의 권리를 지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결코 부시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어 후보측은 논란이 되고 있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미검표 10,750표와 팜 비치 카운티의 미검표 3,300표의 수검표 완료가 승부의 핵심이라고 사안을 단순화하고 기일내 검표완료에 주력중이다.
반면 부시 후보측은 소송전을 다양화하면서 시간끌기 작전을 펴고 있다. 부시 후보측은 계류중인 소송들의 철저한 심리를 촉구하면서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부시 후보측의 전략은 현재 대부분 적중해 주 순회법원의 심리는 연방대법원의 심리(12월 1일) 이후로 기일이 미뤄졌다. 12월 4일이나 돼야 심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12월 12일 이전까지 상고심이 끝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부시측은 소송지연으로 선거인단선출이 기일내 불가능한 상황으로 빠져들 경우 이를 빌미로 주 의회가 개입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플로리다 주의회는 양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부시 후보측의 지연작전에 당황한 고어 후보측 변호사들은 최근 황급히 주 순회법원과 고등소법원은 12월 6일, 주 대법원은 12월 9일까지 모든 소송을 마쳐 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주 대법원에 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여론과 마감시간에 쫓기는 고어 후보측이 최후의 승자가 될 지는 이제 플로리다주의 소송전 결과에 달려있다. CNN은 29일 팜 비치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 종료 결과, 추가표는 고어 515표, 부시 327표로 고어 후보가 순수하게 188표를 보탰다고 보도했다.
팜 비치는 지난 26일 오후 5시까지 수작업 재검표를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어 후보가 180표를 추가한 것으로 보고했으나 부분 집계라는 이유로 플로리다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했다. 188표도 법원명령 등이 없는 한 인정 받지 못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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