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고 수출도 질척거리며, 공장에는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은 줄어 멈춰 선 기계는 늘어만 간다. 통계청이 밝힌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이다.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중 산업활동 동향'은 경제가 하강국면에 들어섰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 수출 등 경기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미 크게 나빠진 체감경기를 통계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경기 둔화는 어느 정도 예상했었지만,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생산 증가율은 8월의 절반 수준이고, 수출 증가율은 9월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재고율은 지난해 5월 이후 최고를, 산업생산과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3월 이후 각각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와 수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데, 소비가 계속 급감하고 있는 것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정부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이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경기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국내외의 여러 요인들이 낙관적인 것만은 결코 아니다.
정부는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결국 심리적 불안감을 없애 경기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각 이해집단 들이 그 필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갈등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어렵고 전망 또한 불투명한 만큼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집할 경우 모두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할 때다. 통계청 발표는 우리의 위치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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