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YMCA 김오열 간사11월 28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2동 골목 언덕받이에 주민쉼터가 생겼다. 황량하게 버려졌던 방범초소가 휴식공간 '작은 쉼터'로 새단장한 것. 파출소가 지역민의 문화공간이 된 경우는 많지만 방범초소가 주민쉼터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범초소의 90%가 넘는 자율방범초소는 96년까지 경찰 관리하에 민간 자율방범대원들이 이용해왔으나 97년부터 일부만 지자체로 관리권이 넘겨졌고 나머지는 예산부족을 근거로 방치된 상태이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방범초소에 관심을 갖고 주민휴식공간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서울YMCA 시민사회개발부 간사 김오열(金五烈 ㆍ32)씨. 김씨가 만든 '서울 YMCA 마을사랑주민모임' 에서 골목길 개선활동 중의 하나로 제안이 됐다.
'첫 작품'으로는 모임 회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남가좌2동의 초소를 선택했다. 비록 1,8평 좁은 공간이지만 회원 7명이 주축이 돼 9월부터 깨진 창을 끼우고 전기온돌과 단열재, 벽지, 액자로 꾸며 동네 사랑방이 됐다. 미대생에 의뢰해서 외벽에는 벽화도 그렸다.
김씨가 보기에 안타까운 것은 "서울의 방범초소만해도 230여개, 전국적으로 3,700개가 넘지만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핑계로 관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는 사실. 서울 31개 경찰서중 16개서가 방범초소의 위치와 개수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다.
김씨는 "남가좌 2동의 초소는 주민친목의 공간 정도로 활용되지만 주민들이 나서서 청소년들을 위한 만화방과 주민문고 등을 설치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996년 성균관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서울 YMCA 활동을 시작한 김간사는 지역과 골목의 공간활용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올해만해도 9월 신촌 연세대 앞 기차길 옹벽에 벽화그리기 운동을 이끌었고, 종로 2~3가 보행환경개선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다.
김간사는 " 방범초소의 활용은 주민과 유리된 골목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활동의 하나" 라며 "앞으로 대학원에서 도시사회나 도시계획쪽을 공부해 더욱 쾌적한 도시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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