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입시안 반응… 진학지도 방향못잡아 난감"여전히 뜬 구름 잡는 기분입니다."
교육부가 200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한 뒤에도 진학지도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은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일선 학교가 아직 새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큰 혼란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진학지도는 아노미 상태
서울 K고의 한 2학년 담임교사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감을 전혀 잡지 못하는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도 방향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그저 '다방면의 책을 많이 읽어라'는 얘기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다른 교사는 "내년부터는 공부 뿐아니라 경시대회, 자격증, 봉사활동 등을 모두 챙겨야한다는 중압감을 학생들이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T고 교사는 "등급제 도입으로 수능변별력이 떨어지고 다른 전형요소가 중요해지지만 대학들은 구체적 선발 기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슈퍼맨이 되라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J고의 한 교사도 "교사의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날게 뻔한데 담임교사 한명이 40~50명의 학생을 챙겨야 하는 지금의 학교 환경에서는 제대로 진학지도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지방 고교의 경우 혼란이 더 심하다. 경남 S고의 한 교사는 "교육환경면이나 입시정보에서 열악한 지방고교에서는 새 입시제도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다"고 말했다.
▲특목고는 기대반 우려반
일반고교와 달리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는 "바뀌는 입시제도가 특목고 학생들에게는 유리한 방향"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성과학고 신일용 교사는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능변별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심층면접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며 "한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해온 특목고 학생들은 바뀌는 입시제도가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의 반영 때문에 올해 특목고 2학년생들의 자퇴는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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