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 춤꾼으로 유명한 무용가 안은미씨가 대구시립무용단 단장이 됐다. 12월1일부터 2년 임기로 단을 이끈다. 무용계에서는 '진짜냐?'고 깜짝 놀라면서 '엽기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파격적인 춤으로 판을 뒤집어놓곤 하는 통제불능 자유인 춤꾼이 딱딱한 제도권의 시립단체 장을 맡았으니 그럴만도 하다지원한 것도 아닌데, 대구시가 그를 초청했다. 1981년 창단된 대구시립무용단은 현대무용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월급받고 춤추는 직업무용단이다. "안은미를 부른 것은 단체가 변화를 원한다는 신호로 보입니다.웬만하게 바꿔서는 티도 안날테니 확 바꿀 겁니다. 열심히 해서 잘 안되면 미련없이 관둘 겁니다."
이 소식에 대구 쪽이 매우 궁금해한다고 한다. 유치찬란한 총천연색 옷차림과 빡빡머리의 안은미식 튀는 패션이 단장답게 점잖게 변할 것이냐, 자신이 자주 했던대로 무용수들 옷을 벗길 것이냐. 그는 "단장 사진으로 회색 배경에 검은 정장 입고 찍었더니, 그 모습이 바로 코미디더라"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선 안은미 패션을 겉옷으로 슬쩍 감추는 트릭을 쓸 것이고, 무용수들 옷도 곧 벗긴다"며 웃었다.
자신의 무용단 안스안스를 이끌고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을 발표해온 그는 대구시립무용단을 맡게 됨에 따라 뉴욕 활동은 일단 1년간 쉬기로 했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무용단인 만큼 시민을 위해 얼마나 좋은 메뉴를 짜느냐가 제일 중요하겠지요. 대구는 부산과 더불어 춤이 센 고장이고 무용수들 에너지가 대단하기 때문에 잘만 다듬으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대구시립무용단의 안은미 시대는 화제만큼 큰 기대를 갖고 새출발한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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