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자고 꼭 붙들거야"방북을 하루 앞둔 남측 방문단 일행은 반세기만에 헤어졌던 혈육을 다시 만난다는 기쁨과 설렘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젠 정말 꿈에 그리던 북한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네요."
지난 8~15 이산가족 상봉 때 109세 노모의 사망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은 장이윤(張二允~72)씨에게 방북기회를 넘겼던 '아름다운 양보'의 주인공 우원형(禹元亨~65)씨는 "정부에서 2차 상봉 때 우선 배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초조하고 불안했다"며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 묘소에 이제라도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경기 개성 출신으로 1.4 후퇴 때 가족을 두고 홀로 월남, 반백년 세월을 부모님과 두 동생 옥희(64·여), 인형(61)씨에 대한 그리움으로 보낸 우씨는 "동생들 머리도 이제 하얗게 세어 버렸겠지"라며 선물로 준비한 금반지를 꼭 쥔 채 지그시 눈을 감았다.
○.2차 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은 유두희(100ㆍ강원 원주시 문막읍) 할머니는 귀가 조금 어두운 것을 빼고는 일상적인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정정한 상태. 29일 정오께 집결장소인 롯데월드 호텔에 나온 유씨는 "아들을 만나려고 지금껏 살았다.
만나면 '함께 살자'고 꼭 붙들 생각"이라며 굽은 허리를 곧추 세웠다.
북의 큰아들 신동길(75)씨는 일제하 강제징집으로 갖은 고생을 다하고 귀국, 1949년 결혼했으나 자식 하나 보지 못한 채 50년 여름 인민군 징집으로 고향을 떠나 또다시 어머니와 생이별했다.
○.방북단에는 북에 생존이 확인된 이산가족 중 최고령인 누나 문성실(89)씨를 만나러 가는 원봉(74럭黎~ 고양시 마두동)씨, 처와 아들을 포함해 가족 9명의 생존이 확인된 양철영(81렐?~ 마포구 연남동)씨, 조카의 생사만이 확인됐지만 고령자 배려 차원에서 선발된 안진삼(92렝光~ 남동구 논현동)씨 등도 포함됐다.
이번 방북단은 북측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해준 124명 가운데 직계가족과 고령자 순으로 100명(남자 74명?여자 26명)이 선발됐다. 연령별로는 100세 이상 1명, 90대 3명, 80대 28명, 70대 67명, 60대 1명으로 평균연령은 78세. 출신지별로는 황해 28명, 평남 19명, 함남 16명 순이며, 현 거주지별로는 서울 36명을 포함, 수도권이 74명을 차지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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