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계 금융기관 전망"수출 경기부양위해 한국정부, 절하용인 당분간 상승세 유지"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원화 환율상승 기조가 당분간 지속돼 내년 상반기엔 달러당 1,240~1,250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ㆍ4분기를 고비로 다시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란 '소수 의견'도 있지만 대다수 기관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내년말 환율을 1,280원까지 내다보기도 한다. 이들은 환율 상승(원화 절하)의 가장 큰 배경으로 '정부 의지'를 꼽고 있다.
대세상승설(다수 입장) 환율이 폭등했던 지난주 이후 대부분의 외국계 금융기관은 원ㆍ달러 환율 예상치를 상향조정했다. 금년말 환율은 지금보다 소폭 오른 1,200원(메릴린치, UBS 워버그)~1,220원(살로먼 스미스바니,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로 전망됐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돼 6개월후(내년 5~6월) 환율을 메릴린치는 1,240원, UBS 워버그는 1,250원으로 내다봤으며 하반기에도 이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크레딧 리요네는 내년 하반기 환율이 지금보다 100원이나 높은 1,28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향후 환율추이를 오름세 쪽으로 읽는 까닭은 ▦경상수지 흑자규모 축소 ▦일본 대만 동남아국가 통화의 약세지속 ▦구조조정 지연과 정치 파행 등 국내적 불안요인 때문이다. 그러나 절하 전망의 가장 큰 배경은 이를 용인하는 '정부의 뜻'이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환율폭등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외환당국이 환율상승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출 외엔 곤두박질치는 실물경기를 견인할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은 수출진작 및 경기활성화를 위한 한국정부의 '외길 선택'이란 것이다.
모건 스탠리는 "수출은 한국경제의 유일한 성장견인차이며 환율상승을 수용할 경우 내년 성장률은 6.6%(정부전망치 5.4%)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시상승후 하락반전설(소수입장) 살로먼 스미스바니는 내년 2월까지 원ㆍ달러환율이 1,200~1,220원의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다 하락세로 반전, ▦5~6월께엔 1,180원 ▦연말 1,15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CSFB는 내년말 1,180원을 예상했다.
CSFB측은 "내년 중반이면 금융구조개혁 성과가 가시화하고 국제 유가 및 반도체 가격도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론 원화가치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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