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쇼' 중지명령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가 28일 내린 경인방송(iTV)의 '김형곤쇼' 에 대한 방송 중지 명령은 일단 지상파 TV의 선정성에 대해 강력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방송 사상 처음있는 일로서 방송계에서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8월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의 지상파 TV의 선정성 및 폭력성과의 전쟁 발언을 계기로 방송위의 솜방망이식 미온적인 제재가 방송의 저질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후 방송위는 방송사 사장단을 초청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징계 강도를 높여왔다.
1999년 9월 16일부터 올 1월 13일까지 방송됐다가 일시 중단된 후 11월 3일 다시 부활된 '김형곤쇼' 는 그동안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 4건 등 6차례에 걸친 방송위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선정적 내용으로 일관해 시청자 단체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선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는 iTV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단체와 방송계 일부에선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시청자 단체는 방송사가 자율 심의에 의해 사전에 프로그램의 선정성 및 폭력성을 규제할 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iTV가 시청률을 의식해 저질의 선정적 방송을 계속한 것은 제재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iTV에 대한 방송 중지 조치는 KBS MBC SBS등 방송 3사의 프로그램 제작방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의 발언으로 한때 사라졌던 선정성이 연예정보등 오락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계에선 제작환경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최진용 한국프로듀서연합회장은 " 선정적인 방송을 한 것은 문제가 있지만 방송중지는 제작진의 창의적인 의지를 좌절시키고 징계 만능주의를 초래할 수 있다" 며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위의 이번 조치는 방송사의 프로그램 선정성 및 폭력성 추방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의 필요성과 함께 선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방송위의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과제도 남기고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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