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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최대규모 변호인단 대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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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최대규모 변호인단 대결투

입력
200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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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중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든 이번 2000년 미 대선은 전례없는 대규모 변호인단의 대결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두 후보측 변호인단 200여명은 3주째 법정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와 문제의 카운티들에서 갖가지 소송과 재판 준비는 물론 재검표 현장을 누비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시 후보측의 벤자민 긴스 버그 변호사는 "미국 역사상 이처럼 유능한 변호사들이 평화로운 시기에 대규모로 동원된 적이 없었다"면서 "도대체 몇 명의 변호사들이 탤러해시에 모여있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시 후보측의 변호인단은 탤러해시에 위치한 플로리다주 공화당 위윈회의 3층 건물 중 2개 층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1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사무실 마다 5~6명씩 팀을 이뤄 법전을 펼쳐 들고 해외 부재자 투표와 수작업 재검표 등을 둘러싼 법정공방 전략을 준비해왔다.

고어 후보측의 변호인단은 고어 지지자인 미첼 버거의 회사 '데이비스 &싱어맨' 건물에 포진하고 있다. 미 전역에서 모여든 민주당측의 변호사 70여명이 5개의 작은 사무실에 비좁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복도에도 변호사들의 책상이 들어서 있다.

두 후보측은 최고 스타급 변호사를 대표선수로 기용하고 있다. 고어 진영의 선봉장인 데이비드 보이스는 연 소득 700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 최고의 변호사중 한 사람으로서 마이크로 소프트 반독점법 위반 사건의 정부측 변호인으로 나서 승소한 바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오랜 법률고문인 로이드 커들러도 합류해 있다. 반면 부시 진영에는 워싱턴의 항소 전문가 마이클 카빈에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법률자문실장을 맡았던 시어도어 올슨,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티모시 플래니건이 가담해 있다.

두 후보측은 이번 플로리다주 법정 공방에만 총 2,500만 달러(300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7일 선거일 이후에만 고어 후보측이 1,000만 달러, 부시 후보측이 1,460만 달러를 사용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나선 변호사들의 몸값까지 합칠 경우 플로리다 법정비용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변호사들은 당선의 일등공신이자 법정공방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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