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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고강도 자금대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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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고강도 자금대책 추진

입력
200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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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부채비율 200%대로 줄이기로LG전자가 27일 필립스와 11억달러(1조2,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에 합의한데 이어 연내에 자사주와 보유 유가증권 매각 등 추가적인 고강도 자금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은 이날 자금대책과 관련,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추기 위한 자구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부채는 11월 현재 8조7,57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84%에 이른다.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추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2조5,906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LG전자가 필립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조달하려고 했던 5,000억원(5억 달러)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이 불투명해지면서 LG전자는 비상 계획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이와 관련, 노무라 증권은 28일 LG전자와 필립스의 브라운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1조2,000여억원의 자금확보가 단기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며 자산 추가매각 필요성을 제기했다.

LG전자는 구체적으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와 4조원대의 보유 유가증권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 자금 담당자는 "자사주는 장내에서 매각하지 않고, 기관투자가등을 대상으로 한 블록 딜(block deal) 방법으로 파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비(非) 전자계열사의 주식 및 유가증권 매각 등을 통해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지만 LG전자의 매각 의지만 있다면 이를 통한 수조원대의 자금조달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내년 자금 상황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12월부터 내년 말까지 돌아오는 전자 부문의 회사채가 1조5,571억원에 달하고, 9월1일 합병한 정보통신 부문을 합할 경우 2조원이 넘는다.

내년 상반기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외자가 들어오고, 현대전자로부터 반도체 빅딜 대금으로 4,000억원(연간)을 받는 등 굵직한 영업외 자금 유입이 있지만 내년에도 강도높은 재무구조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강록희 선임연구원은 "필립스의 브라운관 부문 합작설립 법인을 통한 LG전자의 외자유치 등 자금대책이 불충분한 점은 있지만,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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