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문화유산인 고려청자는 아름답고 은은한 비색을 되살리기 어려워 도자기전문가들이 아직도 그 복원사업을 필생의 과제로 삼고 있다.어제 사회면에 보도된 다니 순세이(谷俊成ㆍ71)라는 한 일본인 도예상의 사기행각은 새삼 고려청자 복원사업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건이다.
도자기 무역회사인 '다니통상'을 차린 다니씨는 70년대부터 청자로 유명한 해강요(海剛窯)의 작품 등을 구입해서 일본의 도자기 수집가에게 팔아왔다.
그는 90년대에 들어와 청자를 복원할 유약과 도토(陶土) 등을 찾아냈다고 속이고 해강요의 맥을 이은 서광요(瑞光窯)등이 제작한 고려청자 재현품을 사다가 자신의 낙관을 새긴 뒤 사기극을 별였다.
다니씨의 사기극은 자못 화려했다. 91년 아키다현 미술관, 93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와 기메박물관, 95년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등에서 도예전을 열었고, 밀라노에선 최고의 명예인 '안브로지노 금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인 지난 10월에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이천의 도예가들과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그 내막을 밝혀내 항의했고, 마침내 다니씨가 26일 이천의 도자기협동조합을 찾아와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우리가 고려청자 원형 복원의 필요성을 이런 사기꾼의 행각을 통해 알게 된 점은 퍽 안타까운 일이다. 유럽 유수의 도예전이 최고의 상을 수여한 한국산 신품 청자가 앞으로 그 진가가 알려지도록 관련 전문가들과 업체가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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