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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지역에 사는 罪-강남에 사는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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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지역에 사는 罪-강남에 사는 덕?

입력
200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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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지역에 사는 罪?맞벌이를 하느라 이웃집에 딸(5)을 맡기는 정모(35·여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씨는 28일 늦게까지 회사에 일하다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지하철1호선 종각역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정씨가 플랫폼에 도착하기 직전에 열차가 떠나 발을 동동 굴렀다. 시계를 보니 오후10시31분.

정씨는 다음 열차를 기다렸지만 청량리역 다음역인 회기역까지 가는 열차(의정부행)는 10분이 지나도 볼 수 없었다. 오후10시34분, 43분, 37분, 43분에 열차가 왔지만 모두 동대문행이거나 청량리행이었다.

정씨는 무려 18분이 지난 오후10시49분에야 의정부행 열차를 탈 수 있었지만 전동차는 초만원을 이뤄 숨도 쉬기 힘들 정도였다. 회기역에 내렸을 때 정씨는 파김치가 돼있었다.

서울 강남에 첨단 신교통수단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동북지역 시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무려 7배이상 긴 배차시간대의 전동차를 이용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동북지역 시민들은 항상 만원인 열차에서 짐짝처럼 시달려야 하는데다 겨울철에는 찬바람이 살을 에는 플랫폼에서 장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고통까지 감수하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 배차시간은 러시아워(오전7∼9시, 오후6∼9시)에는 2분30초∼3분, 그외 시간에는 4∼6분이다.

그러나 지하철1호선과 사실상 구분없이 이용되고 있는 국철 회기역∼의정부 북부역 구간의 배차간격은 러시아워에는 7∼12분, 그외 시간에는 12∼18분. 이 때문에 회기, 외대앞, 신이문, 석계, 성북, 월계, 녹천, 창동, 방학, 도봉역 등을 이용하는 시민(1일 평균 17만여명)들은 서울 시계 안인데도 통상 10분 이상 기다려야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전동차와 노선이면서도 배차간격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청량리역을 기준으로 운영주체가 달라지기 때문.

서울지하철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1호선은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이고, 다음역인 회기역부터는 철도청이 운영하는 국철 구간으로 배차시간은 물론 운행방식 등이 구별된다.

특히 회기역∼의정부 북부역은 모두 지상 역사여서 한겨울이면 찬바람을 피할 곳도 없다.

회사원 배모(32·동대문구 휘경동)씨는 "정부의 대중교통 이용 시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는 매일 20분 가까운 시간을 칼바람속에서 묵묵하게 기다려야 한다"며 "서울 동북지역 시민들은 서울시민도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강남에 사는 덕?

2004년에는 강남 삼성동 지역을 오갈 때 모노레일이나 자기부상열차 등 첨단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28일 도심과 강남 여의도 잠실 신림동 일대 등 5개 지역을 대상으로 도입할 예정인 신교통수단과 관련, 내년 11월께 강남지역부터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자유치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내년 11월 사업체 지정을 거쳐 공사에 들어가 2004년께 완공된다.

신교통수단은 모노레일이나 자기부상열차, 개인쾌속차량(PRT?PERSONAL RAPID TRANSIT) 등 소음이 적고 공해가 없는 첨단 교통수단으로 지하철 등 기존의 대중교통수단과 연계해 운용될 예정이며, 차량 기종은 아직 선정되지 않은 상태다.

시는 먼저 약 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강남구 삼성동 아셈빌딩 일대를 중심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 3∼8㎞ 거리정도로 20인승 내외의 전동차 1∼2량을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역사설치 간격은 400㎙, 배차간격은 1분이내로 하고 건물 내에 정류장을 설치하는 등 노선과 역사를 다양하게 설치할 계획이다.

시가 계획하고 있는 강남지역 노선안은 ▦탄천주차장→잠실경기장→삼성역→인터컨티넨탈호텔→공항터미널→무역회관 ▦탄천주차장→잠실경기장→삼성역→현대백화점 무역센터→선릉역→포스코빌딩→섬유센터 등의 구간이 거론되고 있으며, 시민통행량과 차량이동 공간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신교통수단은 국제도시 서울의 위상에 걸맞는 교통체계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강남지역의 시범도입에 이어 빠른 시일내 도심과 여의도, 잠실, 신림동 일대 등 다른 4개지역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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