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트 주가조작 파문증폭금융감독원이 리젠트증권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KOL의 최대주주인 i리젠트그룹 짐 멜론 회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함에 '진승현 불법대출사건'은 영국계 투자그룹인 리젠트로까지 확산됐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리젠트도 얼만큼 관련됐나
금감원은 당초 리젠트증권의 주가조작은 진씨와 리젠트증권 고창곤 전 대표가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시세조종한 것으로 두 사람만 검찰에 통보했다.
그러나 27일 금감원은 "멜론 회장이 진씨에게 주식 150만주를 사주면 2개월 후 되사주겠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 사실상 주가조작을 방조ㆍ사주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리젠트그룹 관련여부를 뒤늦게 밝힌 것에 대해 금감원은 "멜론 회장이 영국 고위가문의 자손이고 외국계 투자자인 만큼 양국간 외교관계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특히 리젠트증권에서 진씨에게 콜자금으로 나가 주식매입 과정에서 사용된 280억원의 대출과 관련, 사전에 리젠트그룹과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리젠트(KOL)측 대리인은 "주가조작과 불법대출 사실은 모두 뒤늦게 확인했을 뿐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정면 부인했다.
▽엇갈리는 주장
진씨는 리젠트서 바이백(buy back)을 전제로 주식매입을 요청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고 금감원 조사에 응한 KOL관계자도 지분증대를 위해 매입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젠트측은 지주사로 KOL을 설립한 뒤 계열사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그러나 리젠트측은 진씨가 저가매수를 위해 허수주문 등 시세조종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연관사실을 부인했다.
즉 주가조작 등의 방법으로 매입하는 것까지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 또 26일 기자회견에서는 "진씨가 지난해 말 몰래 사들인 주식을 높은 가격으로 되사줄 것을 요청해 와 거절했다"며 금감원의 조사내용과 배치되는 주장을 제기했다.
진씨는 금감원 조사에서 지난해 말 주식매입 과정을 일일이 리젠트측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리젠트측은 이에 대해 중간보고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진씨가 수량과 가격 등을 허위로 통보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가 장내매수를 통해 확보한 주식처분과 관련해서도 주장이 상반된다. 진씨는 리젠트측에서 2월 중반까지 자신이 보유한 576만주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e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리젠트측 대리인은 "진씨가 매입요청을 해옴에 따라 진씨의 진의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매매조건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고창곤 전대표의 역할
주자조작과 관련,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면서도 여전히 베일에 가려잇는 인물은 리젠트증권 사장을 지낸 고창근씨. 금감원은 고시가 리젠트측이 신뢰했던 사람이면서 진씨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부분에 주목하면서 고시가 진씨와 리젠트측을 잇는 '삼각관계'의 중심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陳씨-리젠트 연결고리 '고창곤' 누구인가?
고창곤씨는 1998년 리젠트그룹이 한국 진출을 위해 대유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리젠트측 국내대리인으로 전면에나섰던 장본인이다. 지난해 국내 최연소(37세)로 증권사 사장에 취임해 화제에 올랐다.
서울 J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귀국해 산업은행 홍콩사무소에서 근무한 것이 리젠트측과 인연을 맺은 계기. 당시 짐 멜론회장과 친분을 쌓아 리젠트홍콩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한국담당 펀드매니저로활동하면서 러시아채권 판매 등으로 금융계에 알려졌다. 리젠트그룹이 대우증권에지분출자한 98년 3월 경영고문으로 국내에 복귀했고 7월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지난해 5월 사장으로 취임했고 올해 7월 주가조작 사건으로 사임하기 전까지 리젠트그룹의실질적인 국내 책임자로 일해왔다. 리젠트측은 고씨가 진승현씨와 친하게 지내며불법거래를 하는 사실을 올해 초 확인하고 진씨와의 단절을 요구했지만 3월에도콜자금을 제공하는 등 관계를 지속했다. 리젠트측은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등에 연루된고씨를 내규에 따라 사실상 해임하면서 "사람을 잘못 봤다"고 뒤늦게 후회한 것으로알려졌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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