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남북관계를 설명하고 동북아 국가들의 협조를 당부했다.'싱가포르 렉쳐(lecture)'로 불리우는 이 강연은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매년 한번씩 세계의 지도자나 석학을 초청, 그들의 사상과 비전을 청취하는 강연회로 1980년부터 시작됐다.
첫 강연회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밀튼 프리드먼 전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가 초청됐다.
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주룽지 중국 총리,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도 이 자리에 섰다. 김 대통령은 이 강연회의 19번째 초청 연사.
김 대통령이 강연장에 들어설 때 차기 싱가포르 총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진 리콴유(李光耀) 선임장관의 장남 리센중 부총리가 직접 영접했고 강연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강연은 싱가포르 뉴스 전문 채널인 CAN를 통해 동남아 전역에 생방송됐다.
-김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니셔티브가 양안(중국)관계에도 적용되겠는가.
"(양안은)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서로 바라고 있다. 전쟁이나 무력을 피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제안을 하되 공동의 이익을 도출하는 안을 제안해야 한다."
-북ㆍ미, 북ㆍ일 간 최고위급 직접 대화를 권고했는데.
"브루나이 APEC 정상회의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북ㆍ일 문제와 관련,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는 북ㆍ일 국교를 맺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뜻을 전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래서 내가 김 위원장에게 일본이 국교를 열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했으며, 감사히 받아들이겠다는 김 위원장의 반응을 일본측에 전했다."
-한반도 평화 군축은 언제 다뤄지나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은 잡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우리 정부는 북에 대해 '투 트랙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교류문제로 신뢰를 증진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문제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