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포 앞바다에서 석유가 나온다?"최근 증권가와 정치권 등에서 북한의 유전 개발설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북한이 원유시추자료를 제시하며 남한 기업에 개발을 제안했으며 정부도 상당한 기초조사를 마쳤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당사자로 알려진 현대그룹이나 대한석유공사 등은 "진전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냉담한 반응이다.
북한 유전설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1998년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북한을 다녀온 뒤 '북한 연안 남북공동 유전개발'을 밝히면서 북한의 석유개발 가능성이 큰 관심을 끌었다. 유공 관계자는 "북한은 85년 남포 앞바다에서 하루 450배럴 규모의 원유를 첫 채굴했으며 일본 석유개발 전문가들이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 정도 시추 규모로는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려우며 북한은 현재까지 13개 시추공을 팠다는 사실 외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60년대부터 서해안 지역에서 유전 개발을 시작했으나 지금까지 경제성 있는 개발 결과 (하루 2만 밸러 이상 생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동해안 일대도 러시아 사할린 해상 유전지역과 지질구조가 비슷해 석유 부존가능성을 인정받고 2개 이상의 시추공을 뚫었으나 실패했다.
북한은 이들 유전을 기술력을 갖춘 현대 등 남한 업체와 함께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원유매장 가능성이 높은 남포 앞바다 서안만분지와 원산 앞바다 동안만 분지, 청천강 앞바다 안주 분지 등은 이미 외자 유치를 통해 각각 스웨덴 타우르스사와 호주 비치페트롤리엄사, 캐나다 소코사 등에 채굴권을 넘겼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해외 업체들은 최근 현대측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 석유개발과 관련한 실무적인 움직임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북측이 낙후된 시추기술 향상과 원유 개발자본 유치를 위해 매장량을 다소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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