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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마야 누나야' 황수정 / "카레이싱 즐긴다면 믿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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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마야 누나야' 황수정 / "카레이싱 즐긴다면 믿으시겠어요?"

입력
200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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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황수정(29)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거리에 나붙은 소주~ 백화점~ 화장품 등의 광고 간판 속에서 그는 다정하게 웃고 있다.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 의 언어장애인 역에서도 그는 다정다감하다. 사고로 인해 말을 하지 못하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은 역이다.

이미지 소비 사회인 현대에 황수정은 대중 특히 남성들이 원하는 이미지의 중심에 있다.

그의 이미지는 외모와 드라마의 캐릭터, 광고 분위기 등에서 종합적으로 형성된다. 그는 요즈음 '이상적인 최고 배우자상' 에서부터 '가수가 뽑은 최고의 연기자' 에 이르기까지 많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다. "제가 긴 생머리에 모나지 않은 얼굴, 수수한 의상과 화장 때문에 부담 없이 보여서 그럴 겁니다."

넓은 이마와 큰 눈, 부드러운 얼굴선의 황수정은 긴 얼굴에 직선이 강조되는 서구적 미인의 범람 속에, 잊혀져 가는 전통적 여성의 지고지순함을 복원시켜 주는 듯하다. 남성은 그에게서 순수한 여성성을 찾으려한다.

'엄마야 누나야' 에서는 아들을 선호하는 가정 분위기에 상처 받고 언어장애까지 겹쳐 말 한마디 못하고 수화를 하는 여경 역을 하고 있다. 대사없이 수화로 연기한다.

"여경은 가슴에 아픔을 묻어두고 가족들을 위해 밝게 살아요. 악조건을 보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건달마저도 사랑으로 감싸는 따뜻한 여성입니다."

1994년 SBS MC공채 1기로 방송과 인연을 맺은 뒤 드라마로 전업해 그동안 그가 맡은 극중 캐릭터는 여경 역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청춘' '연어가 돌아올 때까지' 부터 '허준' 까지 그가 맡았던 배역의 공통점은 착하고 순하고 가련한 고전적 여성상이다. 합리와 세련, 자기 주장이 강조되는 세태 속에 현대인들은 따뜻한 정과 사랑이 풍겨나오는 황수정의 배역에서 위안을 받는 듯하다.

연기자 중에는 이미지와 실제가 비슷한 사람이 있고 상반된 이가 있다. 황수정은 상당 부분 이미지와 실제생활, 성격이 다르다.

방송사 휴게실에서 만날 때마다 황수정은 큰 소리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전 속도감 있는 취미를 갖고 있어요. 빠르고 강렬한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시간날 때마다 카레이싱을 즐겨요. 자기 주장도 강한 편입니다." 그는 매니저 없이 일 하는 몇 안 되는 스타 연기자중의 한 사람이다.

"내 마음대로 계약도 하고, 편합니다. 방해받는 것은 딱 질색이에요." 우연히 본 황수정의 휴대폰의 액정 화면에는 '빛이 되는 수정' 이라고 적혀 있다.

인터뷰 도중 그에게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 내용은 세 가지다. 광고모델 계약, 드라마ㆍ영화 출연 섭외, 그리고 인터뷰 약속이다. 그만큼 인기가 있고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다.

"돈 많이 벌었지요. 어머니가 관리해 얼마나 벌었는지는 잘 몰라요. 필요할 때 용돈 달라고 해서 씁니다." 돈도 잘 벌고 얼굴도 예쁘니 주위에서 청혼하는 사람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결혼은 해야지요. 배우자 직업으로 기자도 좋겠지요. 저와 다른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포근하고 저보다 한 뼘 정도 앞서는 남자가 있으면 결혼할께요."

3개월 동안 수화를 배웠다고 하지만 '엄마야 누나야' 에서 그의 수화 모습은 다소 어색하다.

장면 연결도 부자연스럽고, 표정 연기도 약간은 어설퍼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가 연기자로 대성하기 위해서는 좀더 연기력 습득에 열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그는 따듯한 부탁을 한 마디 한다. "여경이를 보고 힘든 장애인들이 용기를 얻고 일반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조금이라도 바꿨으면 합니다." 이어 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를 수화로 해보이며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배국남기자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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