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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승용차가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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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승용차가 달려온다

입력
200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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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쯤이면 국내에서도 디젤(경유)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를 운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소음과 진동을 개선해 승차감을 높이고 배기가스도 줄인 디젤 승용차 개발을 끝내고 판매시점만 저울질하고 있다.현대자동차는 최근 남양연구소에서 새로운 초고압 직분사 방식의 2,000cc 디젤엔진을 장착한 준중형 승용차 아반떼 XD를 공개했다.

디젤 아반떼는 실제 시험 주행 결과 소음과 진동이 기존 디젤엔진보다 크게 줄어, 주행 성능면에서 휘발유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디젤 승용차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환경부의 배출가스 규제만 바뀌면 곧바로 거리에 나올 수 있다"는 게 이충구 현대차 연구부문 사장의 설명이다. 현대는 이 차를 다음달부터 유럽시장에 수출하고 내년쯤 국내에 시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 승용형 디젤엔진을 우선 레저용 차량인 싼타페와 트라제XG에 장착에 시장에 내놓았다.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의 과도한 연료소비와 잦은 충전으로 불편을 겪은 탓인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다. 가격이 LPG모델보다 55만원 정도 올랐지만 출시 2주일 만에 2달치 주문이 쌓일 정도.

새로 개발된 승용형 디젤 엔진은 '커먼레일(Common Rail)'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연료의 분사시기와 압력 등을 정밀 제어하도록 설계돼 기존 디젤 엔진보다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연비는 15%, 출력은 24%나 향상됐다.

엔진 회전수가 4,000rpm일 때 기존 디젤엔진의 소음은 73db인데 비해 새 엔진은 69db로 한결 조용하다. 승용차(67db) 수준에 근접한 셈이다. 연료소비가 적고 가속능력과 등판할 때 힘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유럽에선 기름값이 싸고 내구성이 좋은 디젤차가 인기다. 프랑스는 디젤 승용차가 전체 승용차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디젤 승용차 판매비중도 22.5%를 웃돌아 80년대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디젤차 인기는 무엇보다 경제성을 중요시하기 때문. 프랑스는 경유가격을 휘발유의 70~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다 세금면에서도 이익이 많다.

푸조 르노를 비롯한 유럽 업체들이 고객 수요를 맞춰 소음과 승차감을 개선한 디젤 모델을 속속 내놓는 것도 수요증가의 중요한 요인이다.

국내에서도 80년대 디젤승용차가 선보였으나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대우가 80~88년 로얄 레코드 승용차에 디젤 엔진을 얹어 국내시장에 내놓았지만 만2,000여대를 판매한 뒤 단종했다.

소음이 요란한데다 엔진이 너무 커 정비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후 기아차도 콩코드 승용차에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나 역시 시장확대에는 실패했다.

휘발유 차량에 비해 별 이익이 없고, 소음과 매연도 많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국제유가 때문에 경유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유럽과 미국 등의 치열한 시장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신형 디젤승용차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디젤승용차의 대중화를 위해 현재 유럽보다 엄격한 배출가스 허용기준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레저용 및 화물 디젤차량에 대한 탄화수소 배출기준은 1.02g/km인 반면 승용 디젤차는 0.62g/km로 묶여 있다.

환경부도 "종전 배출가스 허용기준이 새로운 디젤엔진이 개발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환경부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이 조만간 개정되면 디젤 승용차가 본격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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