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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 허술한 감독에 '머니게임'도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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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 허술한 감독에 '머니게임'도구 전락

입력
200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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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이경자 의혹사건'에 이어 열린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상호신용금고 업계의 무질서한 영업행태에 따가운 시선이 몰리고 있다.특히 몇몇 사이비 벤처금융업자들은 감독 체제의 허점을 틈타 신용금고를 무분별한 '문어발식 머니 게임'의 전초기지로 전락시킴으로써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신용금고업계 관계자들은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신용금고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불법이 판치도록 허술하게 방치된 감독 규정과 제도가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문제점

대주주의 전횡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감독 시스템은 열악하다. 현재 금고에 대한 감독은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 1국에서 약 20명의 검사역이 지역별 팀으로 나눠 담당하고 있지만 은행과 같은 정기 검사 시스템이 없어 정밀한 업무 감독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감독은 금고가 제출한 실적 자료를 토대로 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충족 여부를 검사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는 출자자나 동일인 여신 위반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정지된 23개 금고 가운데 10개 금고가 출자자 대출로 문제를 야기했고, 올 들어서도 신충은(충북) 한신(경북) 부일(부산) 광주(광주) 우풍(서울) 등의 금고에서 같은 행태가 드러났다.

또한 최근 조흥은행 광주 화정 지점장 예금 횡령 사건에 말려든 장항금고(충남)의 경우는 금고법상 한도(자기자본 10%)를 넘는 주식투자를 했다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 자금운용 상황도 '무법천지'임을 드러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이른바 벤처금융인들의 금고 사유화 문제는 금고 인수 합병(M&A)과정에 대한 심사가 없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금고연합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말 규제완화 차원에서 금고 감독규정의 경영권 이전 심사(제14조)조항을 삭제한 후로 '머니 게임'을 위한 '금고 사냥'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며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이비 벤처금융업자들에 의한 제3, 제4의 불법 가능성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금고 현황 및 대책

1972년 설립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조직, 발전해온 금고는 당국의 대형화?건전화 정책 추진으로 지난해 260개에서 11월 현재 159개 250여개 점포 규모로 줄었다. 영업여건의 악화에 따라 여수신액은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9월 현재 전체 수신액은 21조4,609억4,400만원, 전체 여신은 17조3,288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2차 금융구조조정 일정에 따라 연말까지 현재 영업정지 중인 15개,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9개, 10개 문제 금고에 대한 검사를 통해 15~20개 금고를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금고의 명칭을 저축은행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건전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사금고화 및 불법 자금운용 등을 감독할 제도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최근 "금고 인수자 자격심사제도를 법으로 명문화하는 것이 어렵다면 여타 감독·지도를 통해 부적격자들의 금고 인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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