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동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주룽지 중국 총리,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가 자주 만난 탓인지 오랜 지우(知友)처럼 두터운 우의를 과시했다.김 대통령과 주룽지 총리는 모리 총리의 탄핵안 부결을 거론하며 "오렌지 주스로라도 건배하자"고 축하했다.
이날 회의의 호스트인 김 대통령이 회동 초반 마이크가 잘 작동하지 않은데 대해 미안해 하자 주룽지 총리와 모리 총리는 "그것은 기술적 문제로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오늘 정상회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니까 마이크도 흥분한 것 같다"고 조크를 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21세기는 지역주의와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서 "역내 협력체가 없는 동북아에서 3국 정상이 정례 회동을 갖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통령은 "배타적인 지역협력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면서 "세계화와 함께 지역협력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의 초반에는 마이크 고장으로 30여분간 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한국측 진행 요원들이 진땀을 뺐다. 그러나 모리 총리와 주룽지 총리가 오히려 "괜찮다"면서 다른 부스의 고장여부를 챙기는 등 성의를 보여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았다.
싱가포르=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