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24일 황장엽ㆍ김덕홍씨를 27일 오전 11시 상도동 자택에서 만나겠다고 밝혔다.도쿄(東京) 미쓰이(三井)기념병원에서 전립선 수술을 받고 23일 퇴원한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도쿄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북한 문제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황씨의 망명 과정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에게 편지를 보내고 필리핀에 특사를 보냈던 일을 회고한 후 "당시 나는 그에게 신변 안전과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했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당연히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탄핵 문제에 대해 "탄핵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한 것은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을 우습게 보고 한 일이니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야당이 너무 야당답지 못하다"며 "싸울 땐 싸워야 하며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의 국내정세에 대해 "노동자 농민 교사 의사 어민 등 모두가 항의 시위에 나서고 있다"면서 "국정 전반의 총체적 위기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어 폭동 직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을 '김대중씨'~'김대중'이라고 불렀으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해서는 "이름도 부르기 싫다"고 말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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