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급진전과 함께 정보화와 세계화의 시대적 조류는 통일문제에 대한 우리의 견해에도 새로운 안목을 요구하고 있다.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 혁명은 국가간 경계를 허물고 세계를 하나로 묶으면서 기존의 국가와 민족의 개념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
이같은 문제의식 아래 한림대학교 민족통합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인터넷시대의 민족통합'에 관한 학술세미나가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다음은 주제발표 요지.
■국가주도 사고틀 탈피를
인터넷시대의 민족 통합이론(한준ㆍ韓準 한림대교수)
= 정보화 혁명으로 지난 세기 절대적 권력을 누렸던 국가는 세계화에 대한 압력과 내부통제력의 약화에 직면,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 또는 영토에 기초한 민족의 개념도 정치경제적 측면보다는 문화적 정체성의 측면이 강조되는 추세다. 따라서 우리의 민족통합과 통일론도 국가주도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민간차원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류가 분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경험과 의식, 문화와 생활 세계에서의 남북간 이질성 극복이 중요하다.
■지구적 민족공동체 요망
인터넷 시대의 민족공동체이론 (윤영민ㆍ尹英民 한양대 교수)
= 정보화 사회에서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등장하게 됐고, 직접적인 대면 보다는 전화, 전자우편, 전자게시판 등 주로 사적 영역에서 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또 자연발생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자발성에 기초한 공동체가 생겨난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지역을 초월한 지구적 네트워크로서의 민족공동체 개념이 요청된다.
각 지역 한인사회를 연결, 민족공동체 구축을 위해 다문화주의가 필수적이며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공동체가 요청된다.
■종합네트워크 구축해야
해외동포와 한민족 네트워크 공동체 형성 방안 (김인영ㆍ金仁寧 한림대 교수)
= 전세계에 사는 한민족이 사이버공간에서 정보를 공유, 사이버 커뮤니티(가상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한민족 네트워크공동체다. 한민족은 오프라인 상에서는 분열돼 있고 이것이 현재 온라인에도 반영돼 있다.
하지만 사이버 세계는 실용적 탈정치적 개방적 탈이데올로기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통합된 네트워크 공동체 구성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각 지역별로 난립해 있는 군소 네트워크들을 총괄, 연결하는 종합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또 이것은 내용 상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 북한을 포함한 친북 웹사이트들도 링크하는 개방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보화격차 해소책 시급
인터넷과 남북한 교류 협력 방안(정창현ㆍ鄭昌鉉 북한네트 기자)
= 북한은 외부에서 적극 인터넷을 이용하지만 인터넷을 내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즉 북한의 국가도메인인 KP를 사용하는 사이트가 없다는 말이다.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정보화에 필수적인 하드웨어와 인프라에 취약하다.
따라서 남북간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의 낙후된 하드웨어 분야의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지원, 남북 정보통신 협력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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