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억대베팅 '척척''하룻밤에 1억~2억원 베팅은 보통. 아예 아파트를 얻어놓고 카지노로 출근하는 황금족들, 수천만원을 잃어도 인상 한번 쓰지 않는 큰손.
지난달 28일 강원 정선군 고한읍 폐광촌 '스몰카지노'가 개장하면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VIP객장'의 실체가 베일을 벗고 있다.
카지노 운영업체인 ㈜강원랜드는 VIP객장에 대해 철저한 통제와 보안을 유지해왔지만 개장 한달이 다가오면서 카지노 주변에서는 '억대 베팅족'들의 황당한 도박행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기업체사장 탤런트 개그맨 등이 단골
VIP객장은 현금 3,000만원을 예탁해야 출입이 가능하고 베팅액은 무한대인 황금족 전용 카지노. 강원랜드 관계자들과 주민 등에 따르면 이 곳의 단골손님은 기업체 사장, 유명탤런트, 영화배우, 개그맨 등으로 40대가 주류를 이룬다. 유명 프로스포츠 선수들도 간혹 찾는다.
이들 중 이름이 꽤 알려진 중견기업 사장, 대기업 계열사 사장 등 6~7명은 개장 이후 2~3일을 빼고는 카지노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이들은 카지노에서 알게 돼 함께 식사를 하러 다니고 최근에는 아예 고한읍에 아파트 3~4채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관계자는 "카지노호텔 음식에 싫증이 난 데다 호텔 장기투숙으로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며 "하룻밤에 1억~2억원을 잃고 수천만원을 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카지노에서 핸드폰으로 회사일 지시
기업체 오너들은 베팅을 하면서 임원 등에게 업무를 지시하기도 한다.
한 딜러는 "최근 VIP객장에서 한판에 수백만원씩을 베팅하던 손님이 휴대폰을 받고 객장 한편으로 가서 업무 지시와 함께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께 고한읍 한 식당에는 '1,000만원 사건'이 발생, 주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VIP팀'이 식사를 하고 간 후 좌석 밑에 현금과 수표 등 1,000만원이 떨어져 있었던 것. 식당 주인이 며칠이 가도 돈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수표번호를 추적, 서울의 부인에게 연락했다.
그러나 그 부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알아서 처리하라"고 말했다고 한 주민이 전했다. 주민들은 "몇십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한국사람 애기가 아닐 것"이라며 허탈해했다.
■억대베팅족은 선글라스, 모자 차림
억대베팅족들은 대부분 신분노출을 꺼려 카지노에 올 때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객들이 비교적 뜸한 오전 9~10시에 VIP객장에 들어가 다음날 새벽까지 갬블링에 몰입하는 황금족들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카지노 인근 한 식당의 주인은 "보안만 잘되면 언제든지 오겠다는 이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VIP객장은 일반객장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규모. 그러나 매출액은 두 객장이 반분할 정도로 억대베팅족들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들이 몰려올 때마다 폐광촌 주민들도 "억" "억"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정선=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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