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급등으로 산업 업종간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수출비중이 큰 전자 자동차 조선 등은 환율 특수를 누리는 반면, 해외 차입금과 수입비중이 큰 정유, 운수, 전력 등은 아우성이다.24일 산업자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원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수출은 3년간 약 20억달러 가량 증가하고, 수입은 28억달러 가량 감소, 48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일단 수출업종으로서는 환율 급등이 호재인 셈이다.
하지만 반도체 화학 철강 자동차 등을 제외한 대다수 수출주력 제품의 국제시황과 단가가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원유 등 원자재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수혜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이사).
▼전자ㆍ가전
생산량의 70~80%를 수출에 의존하는 전자ㆍ가전업계는 환율 급등을 크게 반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출비중이 100%에 육박하는 만큼 환율 상승 폭 만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단가 폭락에 따른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러나 "일본이나 대만 등 수출 경쟁국 환율도 동반 상승해 가격효과가 반감되고, 핵심부품의 수입단가 상승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섬유ㆍ화섬
올들어 손익분기점 환율(1,102~1,127원)을 넘나들며 출혈수출을 해 온 섬유ㆍ화섬업계도 환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취약해 고유가에 따른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던 업계는 환차익을 통해서라도 채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수출물량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환율이 1,190원대 이상에서 지속된다면 금액 기준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직물 가죽 피혁 등 경공업 업종들도 환율급등을 가격경쟁력 회복의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ㆍ조선
자동차ㆍ조선은 수출시장 신장세에 환율까지 받쳐주자 표정관리에 나섰다.
자동차의 경우 수입원재료가 거의 없어 수출 채산성 향상효과가 더욱 크며, 연초 평균 원ㆍ달러 환율을 1,125원선으로 예상했던 조선업계도 영업이익률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동원경제연구소측은 최근 자료에서 "환율이 1% 평가절하될 때마다 자동차 수출물량은 평균 0.88%씩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정유.유화업계
원료 수입비중이 큰 정유ㆍ유화업계는 고유가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외화부채가 약 5조원(6월말 기준)에 육박하는 정유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부담까지 안고 있는 실정.
동원경제연구소측은 환율이 1원 상승할 때마다 약 48억원의 이자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SK 관계자는 "원가의 85%가 달러기준 원유 도입 비용이어서 영업수지 악화가 우려되지만 소비자가격에 인상요인을 100% 반영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연료비중이 큰 항공ㆍ운수, 원료의 절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ㆍ음료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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