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파행 7일째인 23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 김종호(金宗鎬)ㆍ홍사덕(洪思德) 부의장 등 국회의장단이 오찬을 함께 했다.심각한 경제상황 등을 감안, 당적을 떠나 의장단 차원에서 국회정상화 방안을 찾아 보자며 김 부의장이 주선한 자리였다.
63빌딩 내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은 "국민은 죽을 노릇이건만 정치권은 밥그릇 싸움만 한다"는 따가운 여론 때문인지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다.
의장단 역시 "나라를 생각해서라도 국회를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며 입을 모았지만 파행의 책임소재와 정상화 방법론을 놓고서는 3색의 '당색(黨色)'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의장(민주당)은 "민생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때에 장기간 국회가 파행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이른 시일 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부의장(한나라당)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 자격으로 이번 검찰수뇌부 탄핵안 파동에서 벌어진 유감스러웠던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는 등 한나라당이 주장한 조건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입장을 대변했다.
김 부의장(자민련)은 "날로 국민원성이 높아지는데 국회파행이 계속되면 국민의 버림을 받을 것"이라며 조건 없는 국회정상화를 촉구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지난 번에는 야당이 힘을 앞세워 국회법 개정을 강제로 저지하더니 이번에는 여당이 탄핵안 처리를 힘으로 저지하는 등 두 당 모두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양당을 한 묶음으로 꼬집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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