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테마에…'쓴 미즈노씨"같은 동양 사람이니까 사귀고 싶은 생각만 들면 일본인을 쉽게 사귈 수 있다고 여기면 오산입니다.
일본인의 '다테마에(健前ㆍ 겉치레)'를 꿰뚫어보지 않고서는 그들과 친해질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인간관계를 맺는데도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전남대 일어일문학과 전임강사 미즈노 가페이(水野俊平ㆍ32ㆍ사진)씨는 KBS1 TV '좋은 나라 운동본부'등 많은 방송 출연을 통해 얼굴이 잘 알려진 일본인이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후딱 지나 부렸거등요"라는 억센 전라도 사투리가 낯설지 않다. 전남대에서 국어국문학과 석사ㆍ박사 과정을 마친 그가 거지반 한국인이 다 돼 '다테마에를 넘어 일본인 속으로'(좋은책만들기 발행)라는 책을 냈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의 대중문화에만 관심을 갖고 일본인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갖고 있어요.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에만 국한돼 있습니다. 일본인이 한국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본인을 만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씁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인 공략법을 제시해보고 싶었습니다."
그의 '일본인 공략법'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약속을 잘 지켜라' '역사적 화제는 일단 피하라' '조금 떨어져서 걸어라(일본인은 자기 영역을 소중히 여긴다)'처럼 금방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이 돌아가려 할 경우 "차 한 잔 더 들고 가시죠"라는 일본인의 말은 십중팔구 '겉치레'라는 지적은 매우 시사적이다.
한국인 아내 양경란(32)씨와 2남을 둔 그의 꿈은 몇 년 내로 일본으로 가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일본의 대학들이 앞다퉈 한국어과를 개설할 정도로 일본이 한국을 배워야 할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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