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삼총사이 세 미녀가 사립탐정으로 뭉쳤다. 재미있는 것은 세 미녀 모두 총을 지극히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그들에게는 무기가 너무 많다.
'매트릭스' 나 오우삼 감독의 영화처럼 그들은 첨단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자유자재로 몸을 날린다. 세 사람이 마치 서커스를 하듯 손발을 맞춰 악당을 물리칠 때는 홍콩 무술영화의 협동작전을 떠올리게 한다. 여성판 007 제임스 본드나 맥가이버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그들의 최대 무기는 '몸' 이다. 안마사, 웨이트리스, 인도의 무희, 자동차경주 선수, 심지어 남자로 변장해도 발랄한 신세대적 감각과 섹시함만 더할 뿐이다. 그 모습에 남자들은 넋이 빠진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섹시한 자태를 잊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스럽다. 심각하거나 고통스러운 상황이란 없다. 어떤 일도 깜찍하고 즐겁게 해낸다. 딜랜은 총알이 가슴을 향해 날아와도 태평이다.
완벽한 첨단 기술로 지문을 복제하고 망막을 만들어 불가능하다는 컴퓨터 통제실에 들어가 프로그램을 훔칠 때는 '종횡사해' 의 주윤발 장국영보다 더 감쪽같다.
이들이 맡은 임무는 납치된 세계적인 기업 녹스 테크놀로지사의 설립자 녹스(샘 록웰)를 구출하는 것이다. 녹스는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그것을 인공위성에 장착해 역이용할 경우 엄청난 범죄도 가능하다.
세 미녀는 녹스의 최대 라이벌인 로저에 혐의를 두고 접근한다. 꽤 실력있는 그의 보디가드를 쓰러뜨리고 녹스를 구한다.
그 과정에서 딜랜은 녹스와 사랑에 빠지고, 모든 것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사립탐정회사 사장을 죽이려는 녹스의 자작극임을 알게 된 세 미녀는 헬기에 장착된 미사일까지 공중에서 해체하는 맹활약을 벌인다.
'미녀 삼총사'(감독 엠시지)는 신나는 뮤직비디오처럼 경쾌하고 가볍다. 만화 속 주인공처럼 캐릭터를 변형시켰다. 1970년대 인기 TV시리즈 '미녀 삼총사' 는 이렇게 2000년대 젊은 감각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들에게 영화는 신나는 한판의 오락이다.
적과 숨막히는 격투의 순간에도 남자에게서 온 핸드폰을 받는 푼수 같은 짓을 하는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은 아무리 심각하고 어려운 일이라도 즐겁게, 놀이처럼 하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다분히 성을 상품화했다. 그러나 방식이 다르다. 선정적이지만 축축하지 않고 새털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표현방식, 그것을 철저히 액션과 연결시켜 오락화 함으로써 남성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위력으로 '미녀 삼총사'는 이달 초 미국에서 개봉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물론 TV시리즈에 대한 향수도 조금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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