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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파업' 사상초유의 電亂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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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파업' 사상초유의 電亂오나

입력
2000.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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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전란'에 시달려야 하나요"환란(외환위기)에 멍들고 의란(의료계파업)에 지친 시민들은 한국전력 노조가 파업을 기정사실화하자 극도의 불안감 속에 사상 초유의 전력공급 중단사태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경제 전반이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와중에 한전이 파업으로 전력 공급을 끊을 경우 일반 사업장은 물론 자영업자 등의 영업이 불가능해져 경제난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면파업 태세 돌입, 초비상

한전 민영화에 반발해온 한전 노조는 23일 2만1,000여명의 전 노조원을 권역별로 집결토록 지시,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사실상 전면파업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산업자원부 등 관련 정부부처와 한전측도 전 직원 휴가ㆍ출장을 금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무휴(無休)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했다.

노조측은 이날 파업이 공식 결정될 경우 24일부터 화력과 원자력 등 발전부문의 정상 근무인력을 즉각 현업에 투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측은 특히 민영화 관련법안의 국회 표결절차를 지켜본 뒤 파업강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전력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

당장 24일부터 비상인력 출근저지투쟁 등에 나설 전망이어서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파업 2주 지나면 '올 스톱'

정부와 한전은 발전ㆍ송배전 관련 비상 대체인력 확보 등 '전력 수급안정 종합대책'을 수립,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신국환(辛國煥) 산자부장관은 이날 "전력공급 차질은 국가 산업시스템은 물론, 전 국민의 생활 및 생계에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재"라며 "파국은 막을 수 있도록 정부와 한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측도 본사와 전 사업소에 비상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파업 대비 모의훈련을 마무리했다.

한전측은 비노조원과 퇴직자, 협력업체 직원 등 9,675명의 비상인력을 확보한 만큼 발전 및 송ㆍ배전 설비 정상운영 최소인원(8,658명)에 비해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업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부문별로 4~5개조 3교대에서 파업시에는 3개조 3교대로 운영하게 돼 인력피로도 등을 감안할 때 2주일 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으로 한전측은 전망하고 있다.

국가동맥이 마비돼 산업장은 물론 생계유지조차 불가능한 사태까지 우려된다.

정부와 한전측은 이번 파업이 명백한 불법인 만큼 파업 가담자 전원을 고발조치하고 재산상 손해배상소송 등도 동시 진행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할 방침이다.

■나 혼자 살겠다는 파업, 비난도 속출

한전노조의 파업방침에 대해 '나 혼자 살기 위한 파업'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정부가 공기업 구조조정을 제때 제대로 하지 않은 점도 원인"이라며 "그러나 한전 노조의 파업은 경제전반은 물론 서민생계에도 치명타를 주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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