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연일하락 어디까지'1,150원 →1,180원 →1,200원 →1,220원'과연 환율이 어디까지 뛸 것인가.또 얼마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봐야 하는가.
지난주말 완만하게 상승곡선을 그리던 원ㆍ달러 환율이 월요일인 20일 당초 넘지 않을 것이라던 1,150원 선을 돌파하면서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당국과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마지노선으로 예측했던 수치는 거듭 깨지며 이제는 "1,220원도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대체로 환율이 1,200~1,220원 대를 돌파하면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막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주 초까지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 상승세가 중기적인 대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올들어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원화가치는 아직도 절상돼 있는 것이라며 느긋한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주요국가 통화가치는 올들어 최고 24% 절하
지난해말 원ㆍ달러 환율은 1,138.0원. 최근 4일동안 연일 10원 안팎이 급등하면서 2,000원대에 육박했지만 연말 대비 원화 통화가치 절하율은 5%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미 달러화가 유난히 강세를 보인데 따라 세계 주요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연초부터 맥을 못추고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경우 지난해말 달러당 7,100루피아에서 22일 현재 9,440루피아로 무려 24.79%나 평가절하됐다. 태국 바트화와 필리핀 페소화도 지난해 연말 대비 각각 13.50%와 17.70% 통화가치가 하락했다.
물론 동남아 국가들의 환율 상승은 정치적 불안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미 달러화 강세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기에 유럽 유로화나 일본 엔화 역시 각각 12.91%와 7.25%씩 평가절하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각국 통화의 가치하락은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았다.
이에대해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연초에 유난히 원화만 강세를 보였던 만큼 이제 정상적인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는 과정일 뿐"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달러당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른다고 해도 연말 대비 평가절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 상승에 대해 너무 호들갑스럽게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적정환율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평가절하 속도
외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은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것이다.
환율이 오르건 내리건 간에 지나치게 급속히 움직일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200~1,220원을 위기상황의 마지노선으로 보는 분위기다. 자칫 하루 이틀 더 10~20원씩 오를 경우 '셀 코리아'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차백인(車白仁)연구원은 "현재 환율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를 끝내고 장을 다시 여는 다음주초까지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비상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선임연구원도 "환율은 당분간 1,200원대에서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1,200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외환시장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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