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고어,'한숨쉬는' 부시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최종 개표 발표에 포함시키라는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판결로 법정 공방에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측이나 일격을 맞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이나 모두 재검표진행 상황과 추후 사태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판결에 환호했지만 공화당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 판결로 한숨을 돌린 고어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 "완전하고, 공정하고, 정확한 개표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고 "부시와 나, 둘 가운데 누가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고어는 이어 "서로 만나 미국을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로 유지시켜온 만든 단결력을 보여주자"며 지난 주말에 이어 두 번째로 부시후보에게 회동을 제의했다. 민주당도 "플로리다 주민들의 한 표 한 표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고어측은 일단 재검표를 통한 역전의 기회가 마련된 만큼 일단 23일부터 시작되는 추수감사절 연휴에도 재검표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특히 법원이 정한 기한에 맞춰 최대한 재검표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고어측은 공화당 측이 또다른 소송 등을 통해 재검표 과정을 지연시키는 전술을 구사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비해 부시 후보측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이번 법원 판결은 플로리다주 선거법을 다시 쓰는 것"이라며 "플로리다 주 입법부와 사법부 사이에 설정된 권력 분립의 원칙을 벗어난 월권행위 임이 명백하다"고 판결에 대한 불만을 강력히 표시했다.
부시 후보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자택에 칩거하며 직접 나서지 않아 고어측과 대조적이었다. 베이커 전 장관은 "게임을 하고 있는 도중이나 끝난 후에 규칙을 바꾸는 것은 공정치 못하며,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면서 '"법원 판결은 명백히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부시 후보측은 이날 판결에 대한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베이커 전 장관은 "플로리다 주 의회가 (권력분립) 원칙을 확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해 상, 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세한 플로리다주 의회를 통해 법원의 판결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중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부시 후보는 다른 법적 수단도 갖고 있다"고 말해 추가적인 법적 대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부시 진영은 이에 앞서 이번 대법원 판결이 민주당쪽으로 나올 경우 연방 대법원에 곧바로 긴급 상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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